“젊음은 두 번 다시 오지 않고, 세월은 사람 기다리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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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은 두 번 다시 오지 않고, 세월은 사람 기다리지 않네”
  • 한정주 역사평론가
  • 승인 2020.03.16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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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 인문학] 제25강 권학편(勸學篇)…배움을 권장한다③

[한정주=역사평론가] 陶淵明詩云(도연명시운) 盛年(성년)은 不重來(부중래)하고 一日(일일)은 難再晨(난재신)이니 及時當勉勵(급시당면려)하라 歲月(세월)은 不待人(부대인)이니라.

(도연명의 시(詩)에서 말하였다. “젊은 나이는 두 번 다시 오지 않고, 하루에 새벽은 두 번 다시 오지 않네. 젊었을 때 마땅히 부지런히 힘쓰라.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네.”)

『명심보감』의 엮은이가 옮겨놓은 이 시 구절은 도연명의 ‘잡시(雜詩)’ 열두 수(首) 중 첫수의 마지막 부분이다. 첫수는 아래와 같습니다.

人生無根蔕(인생무근체) 사람의 삶이란 뿌리도 꼭지도 없어서
飄如陌上塵(표여맥상진) 마치 길가에 날리는 먼지와 같네.
分散逐風轉(분산축풍전) 이리저리 흩어져 바람 따라 굴러다니니
此已非常身(차이비상신) 이 몸은 이미 영원불멸한 육신 아니네.
落地爲兄弟(낙지위형제) 세상에 태어나면 모두가 형제인데
何必骨肉親(하필골육친) 어찌 골육을 나눈 사이만 형제일까.
得歡當作樂(득환당작악) 기쁜 일 있으면 마땅히 즐거움 누리니
斗酒聚比隣(두주취비린) 한 말 술로 이웃 불러 모아 어울려라.
盛年不重來(성년부중래) 젊은 나이는 두 번 다시 오지 않고
一日難再晨(일일난재신) 하루에 새벽은 두 번 다시 오지 않네.
及時當勉勵(급시당면려) 젊었을 때 마땅히 부지런히 힘쓰라
歲月不待人(세월부대인)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네.

이 외에 나머지 수(首)에서도 도연명은 끊임없이 젊었을 때 시간을 아껴 부지런히 힘써야 훗날 후회하지 않는다는 자신의 뜻을 역설하고 있다.

예를 들면 둘째 수에서는 “日月擲人去(일월척인거) 有志不獲騁(유지불획빙)”, 즉 “세월은 날 버리고 흘러가는데 뜻은 있지만 이루지 못했네”라고 했다.

셋째 수에서는 “日月還復周(일월환복주) 我去不再陽(아거부재양)”, 곧 “세월이 다시 흘러 돌아온다고 해도 나는 지나간 세월 다시 찾지 못하리”라고 했다.

또한 다섯째 수에서는 “古人惜寸陰(고인석촌음) 念此使人懼(염차사인구)”, 즉 “눈 깜짝할 순간의 짧은 시간도 아끼라는 옛 사람의 말, 이제 생각나서 사람을 두렵게 만드는구나”라고 했고, 여섯째 수에서는 “去去轉欲速(거거전욕속) 一毫無復意(일호무복의)”, 곧 “갈수록 빠르게 흘러가는 세월, 한 치도 다시 돌이킬 수 없네”라고 했다.

그런데 젊었을 때 부지런히 힘쓰지 않아 배움의 때와 기회를 놓치게 되면 나이 들어 자신의 뜻을 이룬다는 것이 정말 불가능한가.

안지추의 『안씨가훈』을 읽어보면 꼭 그렇지 않다는 것을 또 확인할 수 있다. 먼저 안지추는 사람은 어렸을 때 정신이 맑고 집중을 잘하고 기억력이 좋기 때문에 반드시 일찍부터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스무 살 이전에 배워서 외우고 있는 글은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히 잊지 않고 있지만 스무 살이 넘어 배우고 외운 글은 한 달만 덮어두어도 곧잘 잊어버리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또한 안지추는 이렇게 말한다.

“집안이 가난하거나 자신의 처지가 곤궁해 어렸을 때 공부할 기회를 놓쳤다면 늦은 나이에라도 배움의 뜻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왜냐 하면 옛 성현과 위인 중에는 늦은 나이에 공부해서 자신의 뜻을 이룬 만학도(晩學徒)들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기 때문이다.

안지추는 일흔 살에 학문에 뜻을 두어 천하에 명성을 떨친 증자(曾子), 쉰 살에 비로소 유학(遊學)했어도 오히려 당대 최고의 대학자가 되었던 순자(荀子), 마흔 살에 이르러서야 『춘추(春秋)』를 읽었지만 그 덕분에 최고의 관직인 승상(丞相)의 자리에까지 오른 공손홍(公孫弘), 마흔 살 이전까지는 천하를 방랑하던 협객이었지만 마흔 살이 되어 처음으로 『논어』와 『주역』을 공부해 박사(博士)가 되고 마침내 승상의 지위에까지 올랐던 한나라의 주운(朱雲), 스무 살까지는 방탕하게 생활하다가 숙모 임씨의 충고를 듣고 『효경』과 『논어』를 배워 마침내 대학자가 되었던 후한의 황보밀(皇甫謐) 등을 늦은 나이에도 배움에 부지런히 힘써 자신의 뜻을 이룬 대표적인 인물로 언급하고 있다.

물론 젊었을 때 배움에 힘써 자신의 뜻을 이룰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젊었을 때 배움에 힘쓰다가 나이가 들어서 배움을 게을리해 자신의 뜻을 잃어버린 사람보다는 차라리 젊었을 때 게을러서 배움의 때를 잃어버렸다고 해도 뒤늦게라도 포기하지 않고 배움에 힘써 자신의 뜻을 이루는 것이 훨씬 더 낫지 않을까.

사람을 제대로 알려면 인생의 후반부를 봐야 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어렸을 때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고 힘쓰는 것이 중요하지만 늦게 공부해 성공한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나이가 들었다거나 늦었다고 해서 배움을 포기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럴수록 더욱 배움에 힘써야 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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