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갈등 화약고’ 홍콩에 한국 10대 그룹 해외법인 83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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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갈등 화약고’ 홍콩에 한국 10대 그룹 해외법인 83곳
  • 이성태 기자
  • 승인 2020.06.07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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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O연구소, 10대 그룹 해외법인 삼성 608곳 ‘최다’…한화·LG·현대차·SK 순

최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통과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10대 그룹은 홍콩에 해외법인 83곳을 두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10대 그룹이 지배하고 있는 2650곳이 넘는 해외 계열사 중 1000곳 정도는 미국과 중국 두 나라에 집중돼 있었다.

7일 한국CXO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올해 국내 10대 그룹이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해외 계열사는 101개 국가에 2652곳으로 전년 2580곳보다 72곳 많아졌다.

그룹별로는 삼성이 608곳으로 가장 많았고 한화가 402곳으로 두 번째로 파악됐다. 이어 LG(358곳), 현대차(354곳), SK(352곳), 롯데(233곳), 포스코(137곳), GS(125곳) 등으로 해외 계열사 수만 100곳을 넘었다.

국가별로는 중국에 545곳(20.6%)으로 가장 많은 계열사를 두고 있었다. 여기에는 홍콩(83곳) 계열사도 포함됐다. 미국은 462곳(17.4%)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미국과 중국(홍콩 포함) 두 나라에 둔 계열사만 해도 1006곳으로 올해 처음 1000곳을 넘어섰다. 이는 작년 824곳보다 182곳(22.1%)이나 많아진 숫자다.

그만큼 국내 10대 그룹은 미국과 중국 시장을 중요한 먹거리 시장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과 중국이 홍콩보안법으로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두 나라에 해외법인을 많이 두고 있는 것이 향후 어떤 경영 함수로 작용할 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10대 그룹별로도 글로벌 경영 셈법이 복잡해졌다. 10대 그룹 중 미국에 가장 많은 해외 계열사를 두고 있는 곳은 삼성을 제치고 한화가 142곳으로 가장 많았다. 한화의 경우 태양광 사업과 관련해 미국에 해외계열사를 많이 운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삼성(79곳), 현대차(71곳), SK(66곳), LG(37곳) 순이었다.

홍콩을 제외한 중국에는 SK가 99곳으로 최다였다. 이어 LG(82곳), 삼성(77곳), 현대차(70곳), 롯데(39곳) 순으로 많았다.

홍콩에 해외법인을 가장 많이 둔 곳 역시 SK였다. 10대 그룹 중 SK는 44곳이나 되는 계열사를 홍콩에 배치놓고 있었다. 홍콩보안법 통과로 미국이 기존에 유지해오던 홍콩 특별지위 박탈이 현실화되면 홍콩은 금융 허브로서의 메리트가 떨어질 수도 있다. 이럴 경우 SK그룹이 홍콩에 계열사를 둔 회사들을 향후 어떻게 지배해 나갈지가 관심사다.

롯데(18곳)와 삼성(13곳)도 10곳 넘는 회사를 홍콩에 두고 있다.

국내 10대 그룹은 중국·미국 다음으로 베트남(98곳)에 많은 해외 계열사를 두고 있다. 롯데는 31곳이나 되는 회사를 베트남에 세워 10대 그룹 중에서는 가장 많다. 이어 삼성(19곳), LG(14곳), 한화(11곳) 순으로 베트남에 해외 법인이 많았다.

반면 일본에 둔 계열사 수는 95곳으로 베트남보다 적었다. 10대 그룹 중 8개 그룹은 모두 일본 내 법인 숫자가 10곳 이하로 적었다. 특히 삼성(9곳), 롯데(5곳), 현대차(3곳) 일본 계열사 숫자는 미국과 중국은 물론 베트남보다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국내 10대 그룹은 베트남 시장을 일본보다 더 메리트 있게 보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이 외에 10대 그룹은 인도네시아 85곳, 인도 84곳, 캐나다 83곳, 싱가포르 79곳, 멕시코 69곳, 터키 68곳 순으로 해외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륙별로는 아시아 지역 국가가 1240곳(46.8%)으로 최다였다. 국내 10대 그룹은 아시아 시장을 제품 생산 기지와 판매 시장으로 가장 크게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이어 북미 615곳(23.2%), 유럽 597곳(22.5%), 남미 103곳(3.9%), 오세아니아 66곳(2.5%), 아프리카 31곳(1.2%) 순으로 해외계열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지난해보다 올해 미국과 중국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어 미·중 경제 전쟁 불씨가 크게 확산될 경우 직간접적으로 국내 주요 그룹들의 입지도 좁아질 수 있다”며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수출 약화, 홍콩보안법 통과, 한일 간 경제 갈등 불씨 등은 국내 그룹들에게 대외적인 불확실성을 가중시켜 국내 그룹들의 글로벌 경영이 더욱 힘든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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