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터지는 서해바다 풍경…강화도 해명산·낙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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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터지는 서해바다 풍경…강화도 해명산·낙가산
  • 이경구 사진작가
  • 승인 2020.06.19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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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구 사진작가의 산행일기]㉗ 잔잔한 수면 위에 올망졸망 떠 있는 작은 섬들
[사진=이경구]
석모대교. [사진=이경구]

강화도 외포항에서 서쪽으로 1.2km 떨어진 석모도엔 해명산(324m)·상봉산(316m)·상주산(264m)이 있다. 3개의 산이 있어 삼산면이란 지명이 생겼으며 행정구역상 인천광역시 강화군 삼산면에 속한다.

해명산과 상봉산 사이 낙가산(267m)엔 우리나라 3대 해수 관음도량인 보문사가 자리 잡고 있다. 야트막하고 길게 이어지는 능선에서 망망한 서해바다와 거뭇한 갯벌을 조망하며 등산하는 섬 산행지다.

[사진=이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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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석모도를 갈려면 강화도 외포리에서 배를 타고 석모도 석포리 선착장으로 건너야 했지만 2017년 강화도와 석모도 사이에 석모대교가 개통돼 차량으로 왕래할 수 있다.

외포리에서 여객선을 타고 새우깡으로 갈매기를 벗하던 추억이 서려 있는 서해의 아름다운 섬 석모도 산행에 나선다.

해명산~낙가산 종주산행은 전득이고개에서 능선으로 올라 해명산과 낙가산을 거쳐 보문사로 내려서는 코스로 6.3km에 4시간 정도 걸리는 가족 산행지다.

[사진=이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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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모대교를 건너 석포리와 매음리를 잇는 들머리 전득이 고개에 도착해 등산을 시작한다. 전득이 고개의 지명은 전씨가 먼저 자리를 잡고 살아 번성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이후 전댁네 고개, 전댁이 고개, 전득이 고개로 호칭이 바뀌었다고 한다.

적당히 가파른 경사를 약 20분 정도 걸으니 서해바다가 탁 터지는 풍경에 가슴이 뻥 뚫린다. 묵은 체증이 한순간에 씻겨 내려가는 듯 가슴속이 후련해 온다.

[사진=이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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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득이고개에서부터 1.8km 약 50분 걸음에 해명산 정상에 도착했다. 석모도를 동서로 가르는 산줄기가 뚜렷하며 동쪽의 매음리는 갯벌을 간척해 만든 드넓은 논이 펼쳐지며 마니산 낙가산 상봉산이 조망된다. 수여산(壽如山) 부여해(富如海)라! 산처럼 건강하고 바다처럼 넉넉함을 되뇌어 본다

[사진=이경구]
[사진=이경구]

다시 유순한 산길을 걸어 낙가산 방향으로 향한다. 짠내 품은 갯바람이 싱그럽다. 멀리 내려다보이는 잔잔한 수면 위에 작은 섬들이 올망졸망 떠 있는 풍경이 선명하다.

걸음 길의 편차가 심하지 않아 산행은 수월한 편이며 산길에는 기암괴석과 평평한 전망 바위가 군데군데 있어 쉼터가 된다.

낙가산 산봉산 방향으로 이어지는 능선.[사진=이경구]
낙가산 산봉산 방향으로 이어지는 능선.[사진=이경구]

내리막 길로 내려서 방개고개를 지나 등로를 이어간다. 한적한 숲길을 걸어 새가리고개를 넘어서면 오르막이고 넓은 마당바위 전망대가 펼쳐지며 데크계단길로 올라서면 낙가산 정상이다.

발아래로는 보문사 풍경과 한층 가까워진 서해바다의 넓은 품이 펼쳐지며 서북쪽으로 이어진 능선 끝에는 상봉산이 우뚝 솟아 있다.

주문도를 건너는 송전탑. [사진=이경구]
주문도를 건너는 송전탑. [사진=이경구]

보문사 갈림길(절고개)에서 하산을 시작한다. 길게 이어지는 능선에서 서해를 내려보며 걷는 섬산행의 매력이 듬뿍 녹아 있는 길이다.

목탁소리 흐르는 보문사 경내를 둘러본다. 낙가산 보문사의 눈썹바위 아래 조각된 마애석불좌상과 보문사석실 그리고 700년 향나무 등이 있는 유서 깊은 기도 도량이다.

눈썹바위와 마애석불좌상. [사진=이경구]
눈썹바위와 마애석불좌상. [사진=이경구]

비움과 낮춤의 자세로 소원성취를 바라는 불자들이 지성을 드리는 모습이 엿보인다.

절집 앞 소박한 식당에서 허기를 채운 후 전득이 고개로 원점회기하며 산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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