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그룹, 2세 경영 시대 개막···김남호 회장 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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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그룹, 2세 경영 시대 개막···김남호 회장 선임
  • 심양우 기자
  • 승인 2020.07.01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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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그룹 김남호 회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DB그룹 제공]
DB그룹 김남호 회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DB그룹 제공]

DB그룹 2세 경영인인 김남호 DB금융연구소 부사장이 그룹 회장에 선임됐다.

DB그룹은 1일 오전 “그동안 그룹회장직을 맡아온 이근영 회장이 물러나고 김남호 DB금융연구소 부사장을 신임 그룹 회장에 선임하고 이취임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신임 김남호 회장은 내년 초 정기주총을 거쳐 그룹 제조서비스부문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DB Inc.의 이사회 의장도 겸임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DB그룹 창업주인 김준기 전 회장의 장남으로 DB손해보험(9.01%)과 DB Inc.(16.83%)의 최대주주다. DB손해보험은 DB생명·DB금융투자·DB캐피탈 등을, DB Inc.는 DB하이텍과 DB메탈 등을 지배하고 있다.

김남호 회장이 취임함에 따라 DB그룹은 창업 이래 50년 가까이 그룹을 이끌어온 김준기 회장의 창업자 시대가 끝나고 2세 경영 시대로 전환했다. 특히 김남호 회장을 보좌하는 새로운 경영진을 중심으로 세대교체가 급속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남호 회장 체제로의 전환은 어느 정도 예견돼 왔다. 부친인 김준기 전 회장이 작년 세 번째 암수술을 받는 등 건강이 좋지 않아 사실상 경영복귀가 어려운 상황이고 김남호 회장은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그룹 지배구조상 정점에 있는 계열사들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해 왔을 뿐 아니라 김준기 전 회장 퇴임 후에는 이근영 회장을 보좌하며 그룹경영을 이끌기 위한 준비과정을 밟아왔기 때문이다.

이번 김남호 회장의 선임은 이근영 회장의 퇴임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이근영 회장은 2017년 9월 그룹회장에 취임해 당시 김준기 회장의 갑작스러운 퇴임으로 인한 리더십의 공백을 최소화하고 짧은 시간에 그룹 경영을 안정시켰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고령으로 인한 체력적 부담이 커지면서 여러 차례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이 회장은 지난 6월 말 그룹 회장단과 계열사 사장단이 참석한 그룹경영협의회에서 퇴임 의사를 공식화하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초유의 경제위기 상황에 강력히 대처하기 위해 대주주인 김남호 부사장이 책임을 지고 경영 전면에 나서 줄 것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오전 강남구 대치동 DB금융센터 대강당에서 열린 그룹회장 이취임식은 코로나19 생활 속 거리두기 차원에서 그룹 주요 경영진과 임직원 일부만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김남호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국내외 경제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중임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고 소회를 밝히면서 “앞으로 DB를 어떠한 환경변화도 헤쳐 나갈 수 있는 ‘지속성장하는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각사 경영진과 임직원들에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상품 기획·생산·판매·고객서비스 등 모든 분야에서 디지털 컨버전스 구축과 온택트(ontact) 사업역량을 강화해 줄 것”을 당부했다.

DB그룹은 1969년 김준기 전 회장이 24세의 나이에 창업했다. 1970년대 초반 중동 건설시장에 진출해 큰 성공을 거둔 이후 철강, 소재, 농업, 물류, 금융 등 국가 기간산업에 투자해 그룹 성장의 발판을 다졌다.

창업 30년 만인 2000년도 10대 그룹으로 성장했으며 2010년대 중반 구조조정을 겪으며 보험, 증권, 여신금융, 반도체, IT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했다. 2019년 말 기준 금융부문 포함 자산규모는 66조원이며 매출액은 21조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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