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순 전 현대차 부회장의 한국 최초 자동차 엔진 개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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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순 전 현대차 부회장의 한국 최초 자동차 엔진 개발기
  • 심양우 기자
  • 승인 2014.11.24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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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성공스토리의 주인공들 대부분은 자수성가한 기업가들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돈을 많이 벌어야 성공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다. 자본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경제체제에서 돈은 곧 성공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곳곳에서 제조업의 위기를 말하지만 제조업을 지탱하는 기술인력에 대한 논의는 뒷전이다. 이공계 기피현상은 대표적이다.

첨단기술의 발전으로 이공계 인력의 활약은 두드러지지만 그것은 이공계의 성공이 아니라 자본의 성공이다.

정부가 이공계 인재를 육성하겠다며 여러 정책을 내놓았지만 초기의 화려한 공약과 달리 과정과 끝을 체감할 수는 없다.

엔지니어들의 삶과 비전을 소개하고 미래의 엔지니어들에게 올바른 일의 가치와 진로에 대한 희망을 전하자는 목표로 출간된 김영사의 ‘엔지니어 멘토’ 시리즈는 이런 고민에서 출발하고 있다.

대중매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탤런트 같은 교수·변호사·의사 등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연구하고 기술을 개발하는 엔지니어를 멘토의 대상으로 설정한 것이다. 이는 산업의 근간인 제조업의 토대가 바로 엔지니어이기 때문이다.

‘엔지니어 멘토’ 시리즈의 첫 번째인 『내 안에 잠든 엔진을 깨워라』는 한국자동차 역사에서 1세대 엔지니어로 불리는 이현순 전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주인공이다.

현재 두산그룹 부회장으로 재직중인 그는 1984년 고(故) 정주영 회장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GM에서 자리를 옮겨 현대자동차에 입사해 우리나라 최초 자동차 엔진 개발을 주도했다.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는 엔진 개발은커녕 자동차 핵심 부품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다.

GM의 높은 연봉과 풍족한 복지 혜택을 마다하고 자동차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현대자동차로 이직한 이유에 대해 그는 자신의 인생을 길게 내다봤고 ‘세계적인 자동차회사에서 한 사람의 연구원으로 일생을 마치는 것보다 이제 막 시작하는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에 작은 힘이나마 보태는 것이 더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결론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이후 현대자동차 ‘신엔진 개발 계획’을 주도적으로 이끌며 1991년 마침내 우리나라 최초로 독자 기술로 개발한 ‘알파엔진’이 세상에 나왔다. 알파엔진은 출력과 연비 모두 기존의 해외 엔진을 월등히 뛰어넘는다는 평가를 받으며 제1회 IR52 장영실상을 받았다.

2002년에는 ‘세타엔진’을 개발해 미국 다임러 클라이슬러와 일본의 미쓰비시에 엔진 기술을 수출하는 등 우리나라를 자동차산업 강국으로 성장시켰다.

그는 현대자동차 부회장을 역임하다 2011년 3월 퇴임 후 현재 두산그룹 부회장과 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부 객원교수로 열정을 쏟고 있다.

책에는 현대자동차가 어떻게 30년 만에 자동차산업의 후발주자에서 선두주자로 우뚝 설 수 있었는지에 대한 역사와 그 중심에 있었던 저자의 열정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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