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원생명과학 주가 4.5배 폭등…외국인은 190만주 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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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원생명과학 주가 4.5배 폭등…외국인은 190만주 매도
  • 박철성 리서치센터 국장·칼럼니스트
  • 승인 2020.09.04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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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성의 서킷브레이커] 만년 적자에 유증·CB로 운영자금 조달
진원생명과학 일봉 그래프. 세력의 발자국이 찍혔다. [키움증권 영웅문 캡처. 미디어캠프 신원 제공]

진원생명과학(011000) 주가가 4.5배 폭등했다. 불과 7거래일만의 급등이었다. 그 사이 외국인은 190만주를 팔았다.

한국거래소는 진원생명과학(대표 박영근)에 무려 세 차례나 ‘매매거래정지 예고’를 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시장조치였다. 하지만 폭등 주가에 농락당했다는 지적이다.

진원생명과학 주가는 비정상적 폭등이라는 게 전문가들 공통된 시각이다. 그래프엔 세력의 발자국이 찍혔다. 미확인 세력에 의한 시세조종이 주가를 견인했다는 분석 보고다.

진원생명과학 주가는 지난달 12일 장중 저점 8360원이었다. 최근의 고점은 지난달 27일 장중 3만7500원을 찍었다.

주가 폭등은 불과 7거래일만의 상황이다. 지난달 19일부터 급등 시동이 걸렸다. 그 사이 외국인은 190만주 규모를 팔아치웠다. 주당 평균 매도가격은 2만8573원 총 54억원을 현금화했다.

진원생명과학 신용매매 현황. 상승구간 매수세가 전부 빠져나갔음을 알 수 있다. [키움증권 영웅문 캡처]

지난 27일 장중 고점을 찍었던 진원생명과학 주가는 28일 장중 2만950원까지 급락했다. 고점에 매수한 개미 투자자라면 –44%의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그래도 주가가 어느 정도까지 회복되긴 했다. 하지만 고점에 물린 개미투자자들은 아직도 손실구간이다.

주가 폭등은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지원 발표 이후 본격적으로 불이 지펴졌다. 진원생명과학은 지난 21일 정부가 개최한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범정부 지원위원회’ 5차 회의에서 제닉신, SK바이오사이언스와 함께 코로나19 백신 임상 시험 지원 대상 기업으로 선정됐다.

진원생명과학 폭등구간의 10분봉 그래프. 계단식 급등이 연출됐고 최근의 고점에서 시세차익 물량이 소진됐음을 대변하고 있다. 낙폭이 -44%였다. [키움증권 영웅문 캡처]

하지만 정부 발표 전에 주가 급등 시동이 걸렸다. 지난달 13일 7.71% 상승하며 마감했다. 이날 빨간 양봉 캔들이 신호탄이었다. 그러더니 정부의 코로나19백신 개발 지원의 발표 하루 전날인 20일 첫 상한가를 찍었다.

진원생명과학은 만년 적자기업이다. 전환사채(CB)와 유상증자로 운영비를 조달하는 기업이다.

최근 진원생명과학의 실적을 살펴보면 2020년 반기(-73억 원), 2019년(-82억원), 2018년(-112억원), 2017년(-249억원), 2016년(-140억원), 2015년(-36억원), 2014년(-64억원) 등 매년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의 막대한 영업 손실이 발생했다.

진원생명과학 연결 포괄 손익계산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해마다 천문학적 숫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박영근 대표이사는 총 23억9800만원을 보수로 챙겼다. 급여는 4억1200만원, 상여금 19억8600만원 등 말 그대로 돈방석에 앉았다.

박영근 대표는 진원생명과학 대표이사에 재직하면서 2019년 17억9300만원, 2018년 22억6200만원, 2017년 19억9070만원, 2016년 16억7400만원, 2015년 14억4600만원, 2014년 11억7437만원 등 회사가 적자에 허덕이는데도 실적과는 무관했다. 매년 고액 연봉을 챙겼다.

반기보고서는 급여 산정기준·방법에 대해 “이사회 결의에 따라 임원급여 테이블을 기초로 리더십, 전문성, 회사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급여를 총 8억5100만원으로 결정하고 1~3월은 6400만원을 지급하고 4~12월에는 7300만원을 매월 지급함”이라면서 “(상여금은) 정관의 ‘이사의 보수 규정’에 따라 재무 부분에 기여한 계량지표와 리더십, 전문성, 기타 기여도로 구성된 비계량 지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연봉의 0~300% 범위에서 지급했음”이라고 밝혔다.

진원생명과학이 적자 수렁에 빠졌지만 박영근 대표이사의 고액연봉은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5대 바이오 업체 대표들의 보수(스톡옵션 제외)를 웃돌았다. 2018년 기준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에이치엘비 대표이사들은 연봉은 5억원을 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김용수 헬릭스미스 전 대표이사는 보수로 1억5266만원을 받았고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이사는 6억7500만원, 권순우 휴젤 부사장은 2억2000만원(스톡옵션 제외)을 받았다.

회사가 막대한 영업 손실로 현금이 고갈되어 가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박 대표의 보수는 거의 매년 상승했다. 정작 경영 악화의 책임을 져야 할 당사자가 이를 외면하고 이익만을 우선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지난달 14일 반기보고서는 CB와 유증 자금 399억5000만원이 모두 운영자금으로 소진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14일 반기보고서는 CB와 유증 자금 399억5000만원이 모두 운영자금으로 소진됐다고 밝혔다.

 

진원생명과학의 비정상적 폭등 주가와 박 대표의 고액 연봉 관련 입장을 확인하고자 했다.

지난 2일 공시작성 책임자 박한모 부장은 전화통화에서 “매매거래정지 예고는 단기 급상승 때문에 거래소에서 취한 조치로 원래 단기 급상승하면 그렇게 처리한다”면서 “나머지 답변은 IR 부서에서 할 답변이고 김정인 부장에게 통화 요청 메시지를 보내놓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화 회신은 없었다.

이튿날인 지난 3일 진원생명과학 공은영 과장과 연결됐다. 공과장은 “박영근 대표는 미국에 상주하고 있다”면서 “지금 김정인 부장에게 통화 요청 메시지를 보내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끝내 회신을 받지 못했다.

진원생명과학 폭등 주가와 관련 묻지마 식 투자의 위험성 지적도 나왔다. 진원생명과학은 아직 상용화된 백신을 내놓은 적이 없다. 우회상장 이후 만년 적자기업이다.

진원생명과학의 모기업인 이노비오 역시 비슷하다. 뉴욕타임스(NYT)는 “올해 초 이노비오가 10년 넘게 여러 종류의 백신을 개발해왔음에도 지금까지 시중에 내놓은 백신은 하나도 없다”면서 “기술력을 의심하기도 했다”고 모 언론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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