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폐 위기’ 에이아이비트, 기업사냥꾼과 손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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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폐 위기’ 에이아이비트, 기업사냥꾼과 손잡나?
  • 박철성 리서치센터 국장·칼럼니스트
  • 승인 2020.09.15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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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성의 서킷브레이커] 상폐 전문 기업사냥꾼 이상필 측근 최종판·장성원 등기이사 후보 등장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이 코스닥기업 에이아이비트(039230)를 노려보고 있다. 현재 에이아이비트는 상장폐지 여부 결정일까지 주권 매매거래정지 상태다.

오는 29일 에이아이비트는 임시주주총회를 연다. 여기서 다룰 신임 이사선임 안건에 악덕 기업사냥꾼 측근이 일부 신임이사 후보로 올라왔다. 이들은 에이아이비트 최대주주 한승표(51세·리치앤코 대표) 씨가 추천했다. 금융당국이 에이아이비트 신임이사 선임 사안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최근 해덕파워웨이, 포티스, 아리온 등 상장 실질 심사로 인해 거래정지 기업들의 주주 간 분쟁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코스닥 에이아이비트도 예외가 아니다. 경영권 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에이아이비트의 경우 상장폐지 기업에 연루됐던 기업사냥꾼들이 포진해 에이아이비트의 경영권 장악을 노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이한 점은 에이아이비트 경영권을 요구하는 주체가 에이아이비트의 최대주주 한승표씨라는 점이다. 한 씨는 현재 보험영업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리치앤코의 대표이사다. 그는 에이아이비트의 지분 564만9717주(5.41%)를 보유하고 있다.

거래정지 기간 회사는 회계법인의 재감사와 거래소의 상장 실질 심사를 준비해야 한다. 이중고를 겪고 있다. 여기에 경영권 분쟁까지 더해졌다. 상장폐지 리스크와 이를 응대하는 회사 측의 비용이 눈덩이처럼 커진다는데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결국 모든 피해는 개미투자자들 몫으로 남는다는 게 전문가들 공통된 지적이다.

지난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 씨는 오는 29일 임시주주총회에서 기존 에이아이비트의 등기이사 박준일, 김경민, 박영태, 서주원, 김길영, 김한열, 김재성, 박준완의 해임안을 상정했다. 또 한 씨는 유상훈, 박형식, 채정호, 최종판, 장성원, 최규원을 신임 등기이사로 추천해 선임안건을 올렸다.

또한 사업다각화 방편으로 식육 포장처리업과 무역 중개 등을 신규 사업과 액면병합을 위해 임시주총을 개최한다는 것이다.

최근 한 씨는 회사를 상대로 경영권 분쟁을 예고했다. 한 씨는 자신이 선임한 이사 2명을 제외한 나머지 경영진 전원의 사임을 요구 중이다. 아울러 자신이 추천하는 이사 6명을 후보로 추천했다. 한 씨가 신규 이사의 선임을 통해 회사 경영권을 꿰찬다는 청사진이다.

문제는 일부 이사 후보들의 이력이 경영정상화 진의를 의심케 만들고 있다. 한 씨가 추천한 이사 후보 중 ‘소액주주 지옥 메이커’로 알려진 ‘기업사냥꾼’ 이상필의 측근 2명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상필 씨는 현재 복역 중이다. 그는 지와이커머스를 포함해 레이젠, 해덕파워웨이, KJ프리텍 등 여러 상장 폐지기업과 연루돼 있었다. 이미 자본시장에서는 악명 높은 ‘연쇄 기업 사냥꾼’으로 불리고 있다.

이번 한 대표가 추천한 이사 후보 중 최종판·장성원 씨도 이 씨와 지와이커머스에서 연을 맺었다.

최 씨는 당시 이상필에게 돈을 빌려준 사채업자 홍기욱 회장을 대신해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회삿돈 20억원을 자신의 전주인 홍 회장에게 상환했다. 그런 뒤 회사는 법정관리가 됐다. 이 건으로 임 회장에게 횡령배임으로 고소당한 사실도 있다.

과거 지와이커머스가 상장 실질 심사 대응 시절 ‘거래소 전제조건은 최종판의 대표이사 사임이었다’라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최 씨와 장 씨 두 사람은 2008년 코스닥 상장사 고제에서 인연을 맺었다. 그리고 에이스하이텍, 금성테크를 거쳐 최근 지와이커머스에서도 함께 손발을 맞췄다. 이들이 손댄 기업들은 현재 모두 상장폐지 됐거나 대기표를 받은 상태다.

이들은 투자의 달인이라는 인공지능 주식매입추천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하는 업체 에스비씨엔에 몸담고 있다.

거래 중지 중인 에이아이비트는 내년 4월까지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그 후, 상장폐지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기간 중 개선계획안을 내야 한다”면서 “이때 상장폐지 이력이 많은 등기임원이 계획안에 포함되면 관심 깊게 볼 수밖에 없다. 이는 상장 적격성 심사에서 마이너스 요인이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경영권 분쟁·임총과 관련 한승표 대표에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한 대표는 “그런 내용은 박상현 부사장이 잘 알고 있다”면서 “그쪽에 문의해 달라”고 문자로 답변을 보내왔다.

이와 관련 박 부사장은 문자 인터뷰를 통해 “나는 리치앤코의 재무를 책임지는 부사장이지 한승표 대표 개인 소송의 대리인 지위가 아니다. 따라서 이 답변이 한 대표의 뜻과 일치하지 않을 것임을 전제한다”면서 “2019년 리치앤코는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 기반의 전문회사인 SBCN을 인수하고자 했고 최종판 대표 등은 SBCN 이사진으로부터 소개받았다”면서 “한 대표는 에이아이비트 경영권을 넘겨받기 위해 리치앤코 임직원과 외부 여러 기관의 추천으로 최종판 씨 등을 사내이사로 추천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1차적으로 최종판 대표로부터 소명받은 내용 전달한다”면서 “이상필과 최종판은 근무 경험도 없고, 오히려 이상필 씨가 지배하고 있던 지와이커머스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소액주주들과 연대했다. 그렇게 대표이사 자리에 앉았다. 이후 투명경영 확보 일환으로 지와이커머스는 신규경영진들의 전체 사임을 조건으로 개선기간을 부여받았고 기업회생을 통한 경영정상화 성공으로 지와이커머스는 감사의견 적정 및 회생인가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한 씨가 신임이사 후보로 추천한 최종판·장성원 씨에게도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

이와 관련 최 씨는 “이런 일방적인 톡(질문) 매우 불쾌하다”면서 “검증 안 된 내용으로 기사화하지 말아 주길 바란다”고 카톡 문자로 답했다.

장 씨는 끝내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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