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트인 조망과 가슴 뻥 뚫는 푸른 물결…청풍호 자드락길6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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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트인 조망과 가슴 뻥 뚫는 푸른 물결…청풍호 자드락길6코스
  • 이경구 사진작가
  • 승인 2020.09.25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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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구 사진작가의 산행일기]㉞ 아름다운 물색·초록의 풍광 따라 가볍게 걷는 힐링 길
[사진=이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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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닿아 있는 푸른솔의 청청한 기상이 다부지다. 느릿느릿한 걸음으로 산골의 정취를 뒤적이며 유쾌하게 걸음을 옮긴 곳은 제천시 수산면에 있는 ‘자드락길’이다.

자드락길은 ‘나지막한 산기슭의 비탈진 땅에 난 작은 오솔길’을 말한다. 총 7개 코스 58km에 걸쳐 넓게 펼쳐져 있으며, 그 중 제6코스는 삼국시대 성벽인 괴곡성벽길로 청풍호가 일망무제로 조망되는 자드락길의 백미로 각광 받는 코스다.

괴곡성벽길이라 이름 붙인 것은 과거 삼국시대 격전지였던 데서 유래한다. 청풍강을 사이에 두고 벌어진 전쟁이 치열해 이곳 능선이 자연성벽 구실을 했다고 한다.

[사진=이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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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고속도로 남제천IC로 나와 청풍호반 82번 국도를 타면 차창 밖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물색과 숲의 풍광이 한 폭의 수묵화 같다. 목적지 옥순대교를 건너기 전 넓은 주차장이 있고 대교를 건너 자드락길 6코스 트레킹 시작점에도 주차장(카누·카약장)이 있다.

주차장→쉼터→청풍호전망대→다불리능선길→다불암→두무산전망대→측백나무길→괴곡리 마을회관→옥순대교(원점회기) 코스로 약 3시간 8.5km다.

산길 초입은 큰 도토리나무 숲을 이루고 곳곳에 떨어진 반지르르한 도토리 맵시가 산뜻하다. 작은 오르막이 이어지지만 푹신한 흙길을 밟고 오르는 걸음은 여유가 생겨 기분이 좋아진다.

[사진=이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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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가지 않아 전망데크에서 펼쳐지는 풍광은 굽이굽이 감돌아 흐르는 청풍호와 금수산에서 말목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출렁이며 우측으로는 옥순봉과 구담봉이 솟아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다.

다시 완만한 산등성이를 타고 가는 호젓한 산길은 소나무가 둘러싼 숲길이 어어지며 오른편 나뭇가지 사이로 청풍호가 고요하게 펼쳐진다.

산이 길을 내주면 산길이요 숲이 길을 내주면 숲길이다. 이심전심의 길 따라 가는 길엔 쑥부쟁이와 구절초가 무리지어 피어있고 벌써 아홉 마디까지 다 자랐는지 맺힌 꽃몽우리가 앙증스럽다.

[사진=이경구]
구절초. [사진=이경구]

팬더믹으로 사업도 산행도 정신 차릴 여유가 없었고 긴 장마와 태풍에 패닉의 골이 깊어 모처럼 나선길이 짧은 길을 택한 것이 적절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진=이경구]
각시취. [사진=이경구]

굽이진 오솔길을 따라 걷는 구간은 경사가 그리 심하지 않은 유순한 비탈이 이어진다. 오르막이 시작되면서 얼마 가지 않아 탁 트인 조망 쉼터 ‘사진찍기 좋은 곳’에 닿고 바로 옆 5분 거리엔 자드락길 최고의 전망 타워가 나타난다. 쉬엄쉬엄 1시간30분 소요됐다.

전망타워는 높이 12m의 철골 구조물이며 나무데크를 따라 회전식으로 돌아 꼭대기에 설 수 있다. 소백산과 월악산·금수산·말목산·옥순봉·제비봉·구담봉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청풍호의 푸른 물결이 가슴을 뻥 뚫어주는 풍경이 일품이다.

[사진=이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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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의 깊숙한 곳에 남한강 충주댐을 만들면서 사시사철 고요한 내륙의 바다 청풍호가 생겨났다. 충주에선 충주호고 제천에선 청풍호다. 아름다운 물색과 초록의 숲의 풍광은 한 폭의 수묵화 같다.

[사진=이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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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조망타워를 내려와 다불암 방향으로 10분 정도 가다 보면 산중턱에 백봉 산마루 주막의 막걸리와 파전 손두부로 간단한 요기와 목축임 조합도 좋다.

다불암을 거쳐 괴곡리 마을을 빠져나와 시작점 옥순대교에 도착한다. 코로나의 무게를 내려놓고 가볍게 걸을 수 있는 힐링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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