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위기 포티스, P2P 업체 탑플랫폼 사기 혐의 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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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폐위기 포티스, P2P 업체 탑플랫폼 사기 혐의 고소
  • 박철성 리서치센터 국장·칼럼니스트
  • 승인 2020.10.15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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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성의 눈] 탑펀드·아리온, 탑펀드 자금으로 누수 선급금·부외부채 틀어막기 의혹

상장폐지 위기의 포티스(141020)가 주식회사 탑플랫폼(탑펀드)을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탑펀드는 포티스가 투자한 회사다.

또한 탑펀드 채권자 소송인단도 법무법인을 통해 형사·민사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탑펀드는 이자 지급을 줄줄이 연체해 디폴트 직전이라는 게 전문가들 공통된 우려다.탑펀드는 2017년 8월 설립된 대출 중개 목적의 P2P(peer to peer) 플랫폼 업체다.

고소장에 등장하는 피고소인 탑플랫폼대부(탑대부)는 탑펀드의 100% 자회사다. 여신금융업과 기타 금융지원 서비스업을 목적으로 2017년 9월 설립된 회사다. 탑대부는 탑펀드가 투자받은 돈으로 대출업무를 했다.

그러나 탑펀드가 2019년 상반기부터 현재 상폐 위기인 아리온에 개입한 정황이 포착됐다. 탑펀드가 아리온의 횡령·배임 금액을 투자자들로부터 유치한 펀딩 자금으로 막았다는 것이다. 경영권과 관련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탑펀드는 전면에 중소기업 상생을 내걸었고 중소 업체들에 성장할 수 있는 자금을 지원한다고 홍보했다. 투자자를 모집할 때 가장 강조했던 것은 ‘부실율 0%’와 상장기업이 지급보증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소장에 의하면 탑펀드가 실제 지배하는 유령법인·차명법인에 자금을 펀딩했다. 해당 중소 업체들의 대부분을 탑펀드가 실제 지배했고 펀딩 자금은 각 법인의 사업이 아닌 탑펀드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 용도로 활용됐다고 주장했다.

결국 부실을 감추기 위해 탑펀드의 프로젝트 법인끼리 통정거래를 했고 상장기업의 지급보증도 해당 상장기업의 실질사주의 횡령·배임을 감추어 주는 대가였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중 탑펀드 관련 법인들의 허브 역할을 했던 메이크메이커는 불법·편법으로 펀딩된 투자금을 외부로 내보내는 창구역할을 했다.

이렇게 횡령과 법인 간 돌려막기에 활용된 금액은 수백억원 규모라는 것이다. 이 불법 행위에의 중앙에 탑펀드가 있다는 의혹 제기로 적잖은 파장이 예견된다.

한 관계자는 “탑펀드 이지훈 대표는 펀딩받는 업체들을 ‘탑펀드 프로젝트 법인’이라고 부르면서 실제 운영하거나 자금·경영에 개입했다”면서 “수익을 창출이 불가능한 회사, 즉 페이퍼컴퍼니가 대부분이며, 이들이 발생시켰다는 매출조차 허위세금계산서 발행을 통해 이뤄졌고, 이 부분에 대해 이미 세정당국에 탈세 제보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프로젝트 법인끼리 자금이동과 이동된 자금의 후처리를 위해 이지훈 대표의 지시로 허위계산서를 발행했다”면서 “탑펀드는 프로젝트 법인들 대부분 탑펀드 투자상품 투자자들에게 대출에 따른 이자를 지급할 능력이 없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고 후발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투자금으로 선발 투자자들의 이자 수익을 지급하는 돌려막기 방식으로 채무를 변제했다”며 돌려막기의 허브가 바로 메이크메이커와 메이크메이커 유지백 대표라고 지목했다.

그는 “탑펀드는 투자자들에게 평균 20~23%의 고수익을 약속하면서 투자금을 끌어 모았다(원금의 연리 17~20%, 3% 정도는 리워드수수료는 펀딩 시 투자자에게 보너스 형태로 지급·차주사 부담. 합쳐 평균 20~23% 정도가 투자자에게 제공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탑펀드가 ‘광속마감’으로 유명했다. 이 금액 중 메이크메이커와 관련 법인들이 탑펀드 이지훈 대표계좌로 이체한 돈만도 약 6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이크메이커와 탑펀드 관계사 자금흐름 도표.
메이크메이커와 탑펀드 관계사 자금흐름 도표.

고소장에는 “투자상품을 통해 모집된 돈이 차주와는 관계없는 이지훈 대표를 비롯해 탑펀드 관계자와 메이크메이커·메이커그룹으로 흘러간 정황을 파악했다”면서 “탑플랫폼 관련 인물들을 사기 행위로 고소했다”고 명시했다.

포티스는 “2019년 6월10일부터 2019년 9월18일 사이 4차례에 걸쳐 투자금 12억5500만원의 투자약정을 체결했지만 2020년 7월을 마지막으로 이자를 받지 못했다”면서 “투자원금 회수 가능성까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P2P 금융에 참가한 투자자들은 차입자의 이자와 원리금 상환을 통해서만 투자 이익을 얻게 되는 구조다. 그런데 투자자가 P2P 투자 상품에 투자할 당시 차입자에게 원리금을 갚을 의사나 변제 능력이 없었던 걸 알면서도 차입자와 공모해 마치 투자 수익이 발생할 것처럼 투자를 유도한 탑펀드의 행위는 사기적 부정행위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2019년 상반기 탑펀드 대표 이지훈과 허필호·이정필은 아리온의 경영권을 둘러싸고 모종의 거래를 했다”면서 “아리온에서 누수돼 회수되지 않은 선급금을 탑펀드가 대신 막았는데 30억원이 넘는 아리온의 부외부채를 탑펀드가 막아준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부외부채란 대차대조표일 현재 기업의 채무가 존재하고 있음에도 회사의 장부에 계상되지 않은 부채를 말한다.

이런 내용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수천 명의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약속된 목적과 다르게 악용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탑펀드·아리온의 모종의 거래 구조도.

참고로 탑펀드의 상품 하나당 모집금액은 몇천만원에서 대부분 1~3억원 미만 규모다. 탑펀드의 현재 연체 금액은 총액 기준 약 350억원에 이르는 등 지난 7월 이후 급격히 증가했다. 이같은 내용은 2020년 10월12일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다.

탑펀드에서 모은 투자금은 펀딩 결성 때부터 목적이 정해져 있다. 펀드 상품 설명에 소개된 법인에서 고지된 목적에 부합하게 쓰인다는 약속이 이행돼야 한다. 그걸 전제로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다.

하지만 탑펀드는 시작부터 정상 차주사들 사이에 유령 차주사들을 섞고 펀딩을 받아 자금을 융통했다는 지적이다. 그들이 내세운 펀드 상품부터가 수상하다는 얘기다.

한편 탑펀드 이지훈 대표는 평소 매우 꼼꼼한 업무 스타일로 정평이 나 있다. 사업을 꼼꼼히 챙기고 투자자들과 진정성 있게 소통해 P2P 업계에서 신임이 두텁다는 평가다.

이 대표는 전화통화에서 “내용 확인과 질의문에 답을 하겠다”고 말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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