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기업 여성 임원 1년 새 17% 증가…1970년 이후 출생 65%
상태바
100대 기업 여성 임원 1년 새 17% 증가…1970년 이후 출생 65%
  • 이성태 기자
  • 승인 2020.11.03 1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니코써치, 임원 인사 시리즈② 보유 기업도 첫 60곳 돌파…삼성전자 55명 최다

올해 국내 100대 기업 내 전체 임원 수는 작년보다 60명 정도 줄었지만 여성 임원은 오히려 40명 정도 늘어나 불황기에도 여풍(女風)이 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 숫자는 작년 240명대에서 올해는 280명대로 증가했고 여성 임원 보유 기업 수도 올해 처음 100곳 중 60곳으로 많아졌다.

또한 100대 기업 여성 임원 중 65%는 1970년 이후 출생자였고 단일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50명이 넘어 가장 많았다.

3일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업체 유니코써치에 따르면 올해 100대 기업 여성 임원은 286명으로 조사됐다. 작년 244명에서 42명이 늘어 17.2% 급증했다.

특히 100대 기업 전체 임원 수는 작년 6932명에서 올해 6871명으로 61명 줄었지만 여성 임원은 오히려 40명 넘게 등용됐다. 불황 속에서도 대기업들이 여성 임원 중용에 적극적이었다는 점을 반증하고 있다.

100대 기업 전체 임원 중 여성 비율도 작년 3.5%에서 올해 4.1%로 늘었다. 그러나 여전히 유리천장은 견고해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 비율이 10%에 도달하려면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100대 기업 여성 임원 숫자는 지난 2004년 당시만 해도 13명에 불과했다. 이후 2006년 22명, 2010년 51명, 2011년 76명 등으로 증가하더니 지난 2013년에는 처음으로 100명 시대를 열었다. 2013년에는 114명이었다.

이후 2014년 106명으로 상승 추세가 한풀 꺾이기도 했지만 2015년 138명, 2016년 150명, 2018년 216명, 2019년 244명 등으로 늘었고 올해도 280명대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금과 같은 여성 임원 증가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21년에는 100대 기업 여성 임원 300명 시대를 맞이할 가능성이 커졌다.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을 보유한 기업수도 올해 처음으로 60곳에 진입했다. 여성 임원을 한 명이라도 보유한 기업이 그렇지 않은 곳보다 6대4 비율로 확연히 기울어졌다.

연도별 여성 임원 보유 기업 수는 2004년 10곳, 2006년 13곳, 2010년 21곳으로 조금씩 증가해왔다. 이후 2011년 30곳, 2013년 33곳, 2015년 37곳, 2016년 40곳, 2018년 55곳, 2019년 56곳 등으로 늘었다.

올해 100대 기업 중 여성 임원을 단 한 명이라도 보유한 곳은 작년보다 4곳 더 많아진 60곳으로 집계됐다. 그만큼 대기업 내에서 여성 임원을 보유하지 않은 기업들은 점차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는 양상이다. 외부에서 인재를 영입하더라도 여성 임원을 늘리려는 분위기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100대 기업 여성 임원 286명 중 65%에 해당하는 186명은 1970년 이후 출생한 젊은 임원들이었다. 작년 60.7%보다 더 높아졌다. 출생년도별로는 1970~1973년 속하는 1970년대 초반 출생자가 116명(40.6%)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967~1969년 사이가 64명(22.4%)으로 뒤를 이었고 1974~1976년 43명(15%), 1964~1966년 620명(7%) 순이었다.

단일 출생년도 중에서는 올해 만 49세인 1971년생이 41명으로 최다였다. 이어 1970년생(28명), 1969년생(26명), 1972년생(25명), 1968년·1973년생(각 22명) 순으로 나타났다.

1971년생 중에서도 작년 말 이후 임원 반열에 오른 주인공은 8명 정도 활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김철연 네이버 책임리더, 노미정 삼성전자 연구위원, 오정화 아모레퍼시픽 상무, 이수진 삼성SDS 상무 등이 모두 현재 회사에서 1년차 신임 임원으로 등용된 동갑내기들이다.

100대 기업 중 여성 임원을 최다 보유한 기업은 삼성전자로 확인됐다. 55명의 여성 임원이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네이버와 CJ제일제당은 각 17명으로 많았다. 이중 네이버는 지난해 12명이었고 CJ제일제당은 14명이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15명으로 작년 대비 1명 줄었다. 현대차(13명), 삼성SDS(11명)도 여성 임원을 10명 이상 보유한 기업군에 포함됐다.

10명 이상의 여성 임원을 다수 보유한 기업은 작년 8곳에서 올해 6곳으로 2곳 감소했다.

이중 현대차의 여성 임원 질주가 돋보인다. 현대차는 작년 조사에서 4명에 불과하던 여성 임원이 올해는 9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하며 100대 기업 중 여성 임원 보유 기업 중 다섯 손가락 안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올해 정기보고서에 이름을 올린 임원들은 대다수가 1970년대생들이었다. 정의선 회장이 젊은 여성들을 적극 중용해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학부 기준 출신대학별로는 이화여대를 나온 여성 임원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가장 많았다. 작년 29명에서 올해는 36명으로 불었다. 이어 연세대(19명), 서울대(17명) 순으로 여성 임원을 배출했다.

조사 대상자 중 22명은 박사학위까지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윤심 삼성SDS 부사장(파리 제6대학 전산학), 안정헌 LG화학 수석연구위원(휴스턴대 화학), 신해진 아모레퍼시픽 상무(플로리다주립대 교육공학), 고혜진 삼성생명 상무(노스캐롤라이나대 통계학), 정효주 네이버 책임리더(워싱톤주립대 생물통계학) 등이 박사학위까지 받은 대표적인 여성 핵심 인재군에 속했다.

이번에 조사된 100대 기업 여성 임원 286명 중 비오너가(家) 중 사장급 이상 타이틀을 달고 있는 주인공은 네이버 한성숙(1967년) 대표이사 사장이 유일했다.

차기 사장급 1순위 후보군에 있는 부사장급(부사장 대우 포함)은 8명이었다. 이중 민희경(1958년) CJ제일제당 부사장과 이영희(1964년) 부사장 두 명만 임원 경력이 10년을 넘어 사장 승진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부사장은 지난 2007년부터, 민 부사장은 지난 2012년부터 그룹 내 임원으로 발탁됐다. 향후 두 임원 중 누가 먼저 사장으로 승진할 지도 관심사다.

특히 삼성 고(故) 이건희 회장은 생전 시 여성 사장도 나와야 한다며 여성 인재 중용론을 펼쳐왔다. 하지만 비오너가 출신 여성이 삼성 핵심 계열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는 것을 끝내 보지 못하고 올해 생을 마감했다. 2021년 임원 인사에서는 이건희 회장이 끝내 이루지 못한 여성 사장의 꿈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유니코써치 김혜양 대표는 “올해 100대 기업에서 임원 수를 줄이는 가운데서도 여성 임원을 크게 늘렸다는 것은 경영진을 중심으로 기업에서 여성이 갖고 있는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 회사 가치와 실적 향상을 꾀하겠다는 강한 메시지가 응축됐다”며 “향후에는 업종에 상관없이 여성 임원을 더 많이 전진배치하려는 경향은 두드러지게 표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매출액 기준으로 여성 임원은 올해 반기보고서에 나온 임원 현황 자료를 참고했다. 임원은 등기와 미등기임원을 모두 포함했고 사외이사와 비상근 임원은 제외했다. 오너가도 조사에 포함시켰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