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산타클로스, 낙산가든·도곡동 아파트 인수…산타 선물 vs 독이 든 술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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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산타클로스, 낙산가든·도곡동 아파트 인수…산타 선물 vs 독이 든 술잔?
  • 박철성 리서치센터 국장·칼럼니스트
  • 승인 2020.11.24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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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성의 눈] 거품 가득·현금시재 바닥 vs 낮은 금액·자금 여력 충분
대학로 소재 낙산가든 전경.

스튜디오산타클로스(204630·이하 산타클로스·전 화이브라더스코리아)가 낙산가든과 도곡동 아파트를 매수한다. 낙산가든은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소재 고깃집이다.

공동경영합의서에 따라 세미콘라이트와 엔에스엔은 지난 9월 산타클로스 임시주총에서 각각 서로 지정하는 임원들을 선임했다.

산타클로스 경영진은 임시주총 이후 2건의 부동산을 취득하는데 총 170억원(도곡동 아파트를 23억원에 취득했다는 회사 측 주장대로 집계)을 집행했다.

2건의 부동산 중 하나는 도곡동 아파트, 나머지 하나는 대학로에 있는 갈빗집 낙산가든이다.

3분기 보고서에서 산타클로스의 현금시재는 59억원, 은행권 부채는 40억원이다.

지난 16일 분기 보고서에 의하면 산타클로스의 현금 차입금과 은행권 부채는 40억원으로 확인됐다.

은행권 부채 40억원이 있는 상황에서 현금이 59억원에 불과했던 산타클로스가 도곡동 아파트를 매입한 배경은 무엇일까.

산타클로스 배준오 대표는 “좋은 배우를 영입하기 위해 필요한 부동산”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수십억원대의 아파트를 제공하며 배우를 영입한다는 말이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다는 게 연예계 반응이다.

산타클로스는 지난 16일 분기 보고서를 통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59억원이라고 밝혔다. 잔고가 59억원인데 부채는 40억원, 그런데도 낙산가든과 도곡동 아파트를 매입했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매입 부동산의 소유주다. 해당 아파트 주인은 산타클로스를 엔에스엔과 공동경영하는 세미콘라이트의 실질 사주인 온성준 부회장이다.

세미콘라이트가 인수한 산타클로스가 갑자기 세미콘라이트의 실제 사주 소유의 부동산을 인수했다는 것이다. 스몰캡(Smallcap) 시장 전문가들조차 고개를 갸우뚱한다. 스몰캡은 시가 총액 1000억원 이하의 중소형 종목을 일컫는 용어다.

시세 등을 파악하고 거래 가격의 거품 여부를 알기 위해 여러 번 온 부회장과 대표이사를 접촉했다. 도곡동 아파트 주소와 산타클로스가 매입한 가격에 대해 질문했다. 그러나 알려줄 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의문은 배가되고 있다.

취재진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산타클로스 배준오 대표는 “(도곡동 아파트는) 시세보다 싼 감정평가금액으로 매입했다”면서 “매매가격은 회사 주요 유형자산에 대한 내부 정보라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다.

온 부회장은 최근 R모 법인의 P모 회장으로부터 30억원대 사기혐의로 피소됐다. 영장실질심사까지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온 부회장이 사기 피소금액 30억원 중 상당 부분을 변제해 영장은 발부되지 않았다.

그런데 온 부회장이 혹시 영장실질심사 전 부동산을 산타클로스에 급하게 팔아야 했던 이유와 맞물리는 것은 아닐까?

공시에 의하면 산타클로스의 낙산가든 인수 계약일은 오는 11월11일, 양수일은 12월30일이다. 낙산가든은 오랜 세월 대학로에서 영업해온 갈빗집이지만 이젠 낡아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다.

산타클로스는 낙산가든 부동산 인수가격을 147억원이라고 공시에 밝혔다. 첨부된 가람감정평가법인의 평가보고서 감정평가액은 147억3500만4400원.

감정평가서상 147억3500만원인 낙산가든을 147억원에 인수했다는 것이다. 이곳 부동산 공시지가는 제곱미터당 1844만원이며 낙산가든 면적은 379.1㎡다. 공시지가로 따지면 69억9000만원이다.

공시에 의하면 산타클로스가 인수한 낙산가든 개별 공시지가는 ㎡당 1844만원이었다.

온성준 부회장은 “낙산가든은 아카데미사업을 위해 인수한 것이다. 역세권이고 이 부동산에 5·6층짜리 건물을 지을 것”이라고 취득 배경을 설명했다.

또 배준오 대표는 낙산가든 인수와 관련 “(낙산가든) 토지는 회사에 중요한 자산이기 때문에 환급성을 고려해 역 근처로 선정했고 금번 낙산가든 인수는 갈빗집을 인수한 것이 아닌 해당부지에 당사가 계획하는 신사업 관련 건물을 짓기 위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또 “(낙산가든은) 복수의 감정평가법인을 통해 확인, 두 가격보다 낮은 금액으로 매입했다”라면서 “코로나 이전에 180억원가량이던 부동산이 최근 코로나의 여파로 하락함에 따라 매입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전문가들을 통해 대학로의 부동산 매물시세를 분석했다. 그 결과 온 부회장이 말한 역세권(혜화역에서 200m 거리)에는 이미 5·6층 규모 건물이 여럿 존재했다. 부동산 부지로 따지면 낙산가든보다 더 넓은 매물이 80억원대에 나와 있었다.

갈빗집을 인수해 산타클로스의 영업이익을 요식업으로 채우려 하는 것도 아니면서 주변 부동산보다 높은 가격에 낙산가든을 인수한 이유와 배경은 무엇일까. 매수가격에 거품이 가득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배경이다.

낙산가든 부동산의 소유주를 확인하면 어느 정도 퍼즐이 맞춰진다.

낙산가든 부동산의 주인은 박현자 씨다. 박 씨는 2018년 상장사 액트의 사주었다. 박 씨는 아들 김창준·김창훈을 통해 액트의 실제 경영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얼마 전까지 세미콘라이트도 액트의 경영권에 참여한 주주였다.

이에 대해 온 부회장은 “박현자 씨는 낙산가든 부동산을 소개한 부동산 공인중개소에서 처음 봤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그런데 앞의 내용처럼 이미 상장사 액트를 통해 두 사람의 관계가 성립됐는데 온 부회장의 얘기를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한편 배 대표는 “액트와 관련된 유명 물건이라는 것은 금시초문이며 절차에 따라 해당 부동산을 소개받아 정상적인 거래를 했다”면서 현금 유동성에 대한 불안감에 대해해서는 “걱정해주는 것은 감사하나 여력은 충분하며 지금도 잘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왜 산타클로스를 가난한 회사라는 시각을 가졌는지에 대해 의문이다. (산타클로스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평가하는 건 아닌지 염려를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액트라는 상장사를 가운데 놓고 박현자와 온성준 사이 혹시 남몰래 은밀한 거래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은 눈덩이처럼 커져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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