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한 산세 깊은 골짜기 ‘충남의 알프스’…최적의 봄 산행지 칠갑산
상태바
험한 산세 깊은 골짜기 ‘충남의 알프스’…최적의 봄 산행지 칠갑산
  • 이경구 사진작가
  • 승인 2021.04.22 10: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경구 사진작가의 산행일기]㊾ 경사도 완만한 육산의 흙길…누구든 걷기 편한 길
[사진=이경구]
[사진=이경구]

파릇파릇 돋아난 새싹이 산뜻하다. 4월 중순이 되니 꽃 진 자리엔 연녹색으로 채색되고 산자락엔 생명들이 쑥쑥 올라와 생동감이 넘쳐 산객을 압도한다.

비탈진 산길에 접어들자 진달래는 지고 철쭉이 연분홍 몽우리를 들어내고 군데군데 무리지어 피어 있는 키작은 야생화가 한들거린다.

지는 꽃과 피는 꽃이 어울어진 산속의 기운이 전해지며 작은 꽃들에 눈길이 가 발걸음도 살짝 무뎌진다.

[사진=이경구]
[사진=이경구]

칠갑산(561m)은 높지 않지만 차령산맥의 줄기로 ‘충남의 알프스’라 불릴 정도로 산세가 험하고 골짜기가 깊다. 산정을 중심으로 산줄기가 일곱 군데로 뻗어 있고 일곱 군데의 명당자리가 있어 칠갑산이라 명명됐다고 한다.

충남도립공원이며 100대 명산 지정으로 인기가 많고, 특히 봄철 벚꽃과 진달래가 아름다워 최적의 봄 산행지다.

등산로는 정상을 중심으로 여러 갈래로 나눠지고 칠갑광장(한티재)를 들머리로 천장호나 장곡사로 하산하거나 천장호에서 산행을 시작해 장곡사로 하산하는 코스가 대표 코스다.

[사진=이경구]
[사진=이경구]

오늘 산행은 천장호 출렁다리를 건너 오르는 코스(천장로)로 최단코스를 택했다. 자차를 이용해 주차장 원점으로 복귀하는 왕복 7.8km 3시간 소요 예정이다.

주차장은 넓직하고 무료로 운영된다. 출렁다리까지 가는 공원길엔 청양고추 모형과 콩밭 메는 아낙네 상이 눈길을 끈다. 귓전에 익숙한 “콩밭 메는 아낙네야 베적삼이 흠뻑 젖는다~”로 시작하는 가요 ‘칠갑산’ 그 애잔한 멜로디가 심금을 울려 산을 더욱 유명하게 만들었다.

아낙상을 지나 이층 누각으로 되어 있는 팔각 황룡정이 나오고 첫 번째 이정목에는 정상 3.9km가 안내돼 있다.

바로 이어 호수를 가로지르는 청양군의 명물 천장호 출렁다리가 207m 위용을 자랑한다. 고추와 구기자를 형상화한 새빨간 주탑이 인상적이다. 흔들흔들 은근한 스릴이 있으며 맑은 물과 칠갑산 경관이 더해져 길손의 마음도 맑아지고 상쾌한 기운이 감돈다.

[사진=이경구]
[사진=이경구]

출렁다리를 건너 왼쪽길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며 호랑이상을 지나 경사가 급한 데크 계단길이다. 숨이 가빠질 무렵 계단길의 끝지점 전망쉼터에선 조금씩 높아진 고도 덕에 천장호와 출렁다리의 온전한 모습이 드러온다. 마스크를 안 써도 되는 잃어버린 자유를 바래보며 걸음을 이어간다.

조금 더 오르면 계단은 끝이 나고 능선길에 올라선다. 경사도 완만한 육산의 흙길로 누구든지 걷기 편한 길이다. 능선길에 조망이 없어 답답함을 주지만 참나무와 굵직한 소나무들이 듬성듬성 섞여 두툼한 숲은 생기가 넘친다.

[사진=이경구]
[사진=이경구]

부드러운 흙길로 서너번 오르내림을 반복하며 진행하면 칠갑광장(한티고개)에서 올라오는 길과 합류돼 마지막 비탈을 오르면 정상이다. 산행시작 1시간 40분 소요됐다.

꽤나 넓찍한 정상은 헬리포트가 있으며 북쪽을 향해 제단과 조망은 사방으로 막힘이 없어 겹겹이 어어진 산그리에가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사진=이경구]
[사진=이경구]

차령산맥과 금북정맥의 산줄기가 쭉 뻗어 있으며 남쪽으론 금강줄기가 보이고 서북쪽으로 오서산이 남서쪽으론 보령의 성주산이 조망된다.

산정에서 간단한 식사와 휴식을 갖고 조심스레 걸음을 옮긴다. 올라왔던 길로 되돌아가는 코스다. 유순한 육산 칠갑산은 암릉과 너덜이 없고 흙길을 잇고 있다.

등산로와 산비탈 곳곳에 철쭉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철쭉꽃의 향연에 피곤한 심신이 위안되며 우아한 자태는 길손의 마음을 순화해 주니 산이 주는 고마운 혜택이다.

오르내림 없이 내리막 길을 1시간 걸으면 천장호 조망대에 도착하며 마지막 데크길로 내려선다.

[사진=이경구]
[사진=이경구]

해걷이 바람이 불어와 호수의 수평을 흔들고 있다. 온순한 칠갑산의 산등성이를 내려와 잔잔한 호숫가를 거닐며 숨을 고른다. 칠갑산에 당도한 절정의 봄을 통과하며 차에 올랐다.

[사진=이경구]
[사진=이경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