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벌떼입찰’ 단속에 중견건설사 9개 가짜건설사 자진 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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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벌떼입찰’ 단속에 중견건설사 9개 가짜건설사 자진 폐업
  • 김윤태 기자
  • 승인 2021.07.30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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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벌떼입찰’ 꼼수를 부리려던 시공능력순위 50위내 한 중견건설사가 경기도의 단속망에 포착돼 무려 9개의 가짜건설사를 스스로 폐업 신청했다.

경기도는 올해 1~3월 2020년도 LH 아파트용지 낙찰 건설사 3곳을 대상으로 아파트용지 벌떼입찰 단속 시범조사를 벌인 결과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30일 밝혔다.

해당 3개 업체를 대상으로 사무실·기술인력·자본금 등 건설업 등록기준 충족 여부를 살핀 결과 그중 하나가 A중견건설사 운영 가짜건설사임이 드러났다. 등록된 A중견건설사의 본사 사무실에는 하자보수팀만 근무하고 있었고 같은 층에 가짜건설사 9개의 텅 빈 사무실이 함께 위치한 것이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A중견건설사의 직원이 서류상 해당 9개사 직원으로 채용돼 있었다.

A중견건설사는 경기도의 정밀 조사에 더 이상 벌떼입찰용 가짜건설사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올 7월 9곳 모두를 폐업 신청했다.

또한 가짜건설사 직원이 본사에서 근무한다는 점에 대해 기술인 경력증 대여 등의 사유로 행정처분이 가능하다는 것을 국토부 질의회신을 통해 확인하고 벌떼입찰용 가짜건설사는 물론 모기업까지 처벌하는 근거도 확보했다.

현행법상 아파트용지는 한 회사당 하나의 입찰권만 행사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당첨 가능성을 높이고자 수십 개의 가짜건설사를 동원하는 ‘벌떼입찰’ 등의 편법이 만연된 것은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택지공급의 불공정을 초래하는 것 외에도 도민의 공동주택 선택권을 침해하고 가짜건설사 설립·유지 경비까지 분양가에 전가하는 피해를 입힌다는 경실련과 국회의 수년간 지적에도 근절이 어려웠다.

경기도는 택지공급 방식 다양화라는 국토부의 처방이 효과를 보려면 추첨제 택지공급에서 벌떼입찰 등 가짜건설사를 걸러내는 강력한 단속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번 시범조사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지난 5일에는 광주 철거 참사와 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말자는 의도에서 이재명 지사 명의로 “지방정부에도 관할구역 안에서의 입찰, 택지공급, 시공 등 건설행위에 대한 실태조사 권한을 부여해달라”는 내용의 법령개정 건의 서한문을 국회 국토위에 전달했다.

이에 문정복 국회의원은 이 같은 내용을 반영한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을 지난 8일자로 발의한 상태다.

경기도는 국토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의 협의를 추진해 ‘3기 신도시 택지분양 벌떼입찰 단속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운주 공정건설정책과장은 “공공수용으로 확보된 토지를 공정하게 나눠주는 것은 신도시 개발을 추진하는 국가, 지방정부, 공공기관의 기본적 책무”라며 “국토부 등 유관기관과 협력 강화는 물론 제도정비 등을 통해 가짜 건설업 근절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는 “건설산업 질서 전반의 부조리한 관행을 완전히 근절하자”는 이 지사의 정책의지에 따라 2019년 10월부터 현재까지 도 발주공사 낙찰 대상자를 조사해 193개 건설사를 적발하고 161개사를 행정처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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