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공예박물관은 국내 최초로 이동식 아카이브인 ‘한국공예상자’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국내 공예문화의 가치를 한층 쉽게 널리 알리고 평소 접하기 어려운 공예 재료와 기술을 대중들에게 직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다.
한국공예상자는 고정된 장소에서만 볼 수 있는 통상적인 아카이브와 달리 성인 키만한 상자에 실물표본을 수납한 키트 형태로 제작된 신개념 아카이브다.
바퀴가 달려있어 국내외 어디로든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고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아 전시·교육·체험활동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하다. 키트 모양에 따라 책장, 병풍, 사방탁자 등 다양한 형태로 구현이 가능한 점도 장점이다. 또한 디지털 콘텐츠와 접목해 온라인 상에서도 체험할 수 있다.
서울공예박물관은 1호 작품으로 조선~근대 백자의 제작과정과 핵심기술을 아카이빙한 ‘백자공예상자’를 공개했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산학협력단과 지난 1년여간의 진행한 성과로 현대도예·산업디자인·미술아카이브·도자사 분야 전문가들과 10여명의 작가·장인이 제작에 참여했다.
백자공예상자는 168cm 높이의 상자 2개(재료상자·기법상자)가 한 세트로 구성되며 총 124점의 실물표본을 담고 있다. 관람객들은 표본을 직접 만져보면서 완성품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원재료가 공예품으로 완성되는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개별 표본의 세부정보 DB와 표본화가 어려운 성형(백자 기물의 형태를 만드는 일) 과정, 제작도구, 번조(굽기) 과정 등은 영상·디지털 콘텐츠로 연동해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백자공예상자는 서울공예박물관 아카이브실(전시2동 3층)에서 열람할 수 있다. 서울공예박물관은 하반기 모니터링을 통해 대시민 서비스를 위한 콘텐츠를 추가로 구성해 내년 기획전시로 선보이고 다양한 시민들과 만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김수정 서울공예박물관장은 “이동식 공예 아카이브 1호로 제작한 백자공예상자가 공예가 지닌 과정의 미학을 대중에게 친근하게 소개하는 새로운 콘텐츠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백자에 이어 칠공예·금속공예 등으로 분야를 확장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