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5대 기업의 2021년 인사에서 신임 임원 10명 중 4명은 IMF 외환위기 시기 대학을 졸업했던 1971~1975년생으로 파악됐다.
24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5대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LG전자, 포스코의 전체 임원 숫자는 2070명 내외로 집계됐다.
이중 작년 말 이후 단행된 2021년 인사에서 임원 반열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이는 330명(15.9%)이었다. 10명 중 1.5명 정도 수준이다.
남성이 312명(94.5%) 정도로 상당수를 차지했다. 임원 타이틀을 새로 받아든 여성은 5% 내외에 그쳤다.
300명이 넘는 신임 임원들의 연령은 단일 출생년도 중에서 올해 우리나라 나이로 51세인 1971년생이 42명으로 가장 많았다. 남자의 경우 90학번으로 대학 입학이 많은 연령대다. 다음으로 1972년생이 40명으로 두 번째로 많았고 1970년생(33명), 1969년생(29명), 1974년생(27명), 1968년생(23명), 1973년생(22명) 순으로 20명 이상을 차지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대학 졸업과 동시에 IMF 외환위기를 맞이하며 IMF학번으로 불리던 세대 중에서도 1971~1975년생만 150명이나 됐다. 비율로는 45.5%다. 신규 임원 10명 중 4명 수준이었다.
이는 올 연말 인사까지 이어져 1971~1975년생 초임 임원이 더 증가해 170명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1965~1969년생 신임 임원 숫자는 94명으로 30%를 밑돌았다. 1960년대 후반 출생자보다 1970년대 초반 출생자를 더 많이 발탁했다는 것이다.
발탁 임원 핵심 연령층도 조금씩 차이를 보였다. 올 상반기 기준 국내 기업 중 임원 숫자가 가장 많은 곳은 삼성전자로 미등기임원 숫자만 1000명을 넘어섰다. 이중 1년차 미만 신임 임원은 150명 내외였고 1972년생이 29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971년생(24명), 1974년생(20명), 1973년생(16명), 1975년생(12명)이 초임 임원으로 발탁됐다. 삼성전자만 놓고 보면 이미 2021년 인사에서 신임 임원의 60% 이상을 IMF학번에 속하는 1971~1975년생들이 다수 등용된 것이다.
SK하이닉스와 LG전자도 올 연말 이후 발표될 인사에서 1970~1972년생을 전면에 배치하려는 경향이 강하게 표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달리 현대차와 포스코는 1960년 후반 출생자가 여전히 2022년 임원 인사에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현대차는 1968~1969년생을 임원으로 다수 발탁하면서도 1970년대 초반생도 대거 임원으로 등용하려는 특징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는 업종 특성과 발탁 임원 수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올 연말 인사 등에서 1965년~1968년생이 임원으로 많이 진출할 가능성에 무게중심이 쏠린다.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포스코의 경우 1970년대생 임원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임 임원과 달리 조사 대상 주요 5대 기업에서 작년 한 해 임원 자리를 내주고 회사를 떠난 이들도 300명이나 됐다. 출생년도별로는 1961년생이 4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964년생(35명), 1965년생(32명), 1962년생(31명), 1963년생(25명), 1966년생(22명) 순으로 20명이 넘었다.
1961~1965년생이 160명을 훌쩍 넘어 퇴직 임원 중 절반 이상 차지했다. 이러한 흐름이 2022년 인사에도 이어질 경우 1962~1965년생에 속하는 임원들이 올 연말 물러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이와 함께 1970년대 이후 출생한 젊은 임원도 40명가량 임원에서 물러났다. 임원 반열에 일찍 올라섰지만 1~2년 내 조기 퇴진하는 이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최근 1970~1980년대생 젊은 오너가들이 임원으로 다수 진출하고 있는 데다 임원도 1960년대생에서 1970년생으로 중심축이 바뀌는 분위기는 활발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