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주=고전연구가] 이러한 이치는 조선 시대 양반과 노비에게만 해당하는 것일까.
보통 사람에게 재벌의 삶은 현실인가, 가상인가. 보통 사람에게 재벌의 삶은 존재하는 세계일까, 존재하지 않는 세계일까. 보통 사람에게 재벌의 세계는 보이는 세계일까, 보이지 않는 세계일까.
보통 사람에게 재벌의 삶은 현실의 삶이면서 동시에 가상의 삶이다. 보통 사람에게 재벌의 삶은 존재하는 세계이지만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 세계이다. 또한 보통 사람에게 재벌의 세계는 보이지만 동시에 보이지 않는 세계이다.
보통 사람이 제아무리 재벌의 삶을 살려고 발버둥 쳐도 그것은 도무지 이룰 없는 가상의 삶이지 않은가. 보통 사람에게 재벌의 세계는 분명히 존재하는 세계이지만 아무리 붙잡으려고 해도 도무지 붙잡을 수 없는 무지개 같은 세계, 즉 존재하지 않는 세계가 아닌가. 또한 보통 사람에게 재벌의 세계는 아무리 보려고 애를 써도 결코 볼 수 없는 미지의 세계가 아인가.
한 달 뼈 빠지게 일해도 200만~300만원 버는 노동자에게 불과 몇 시간 만에 수천만원 수억원짜리 명품을 소비하는 재벌의 삶과 세계는 가상의 삶이고 존재하지 않는 세계이며 보이지 않는 세계일뿐이다.
양반에게는 현실 세계가 노비에게는 가상 세계이고 재벌에게는 현실 세계가 보통 사람에게는 가상 세계이다. 반대로 노비에게는 현실 세계가 양반에게는 가상 세계이고, 보통 사람에게는 현실 세계가 재벌에게는 가상 세계이다.
양반에게는 존재하는 세계가 노비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세계이고, 재벌에게는 존재하는 세계가 보통 사람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세계이다. 반대로 노비에게는 존재하는 세계가 양반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세계이고 보통 사람에게는 존재하는 세계가 재벌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세계이다.
양반에게는 보이는 세계가 노비에게는 보이지 않는 세계이다. 반대로 노비에게는 보이는 세계가 양반에게는 보이지 않는 세계이다.
재벌에게는 보이는 세계가 보통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세계입니다. 반대로 보통 사람에게는 보이는 세계가 재벌에게는 보이지 않는 세계이다. 하루 한 끼도 먹지 못해 굶주림에 시달리는 노비의 고통스러운 삶의 세계는 양반에게는 현실이 아닌 가상의 세계일뿐이다. 월세 내고 카드 결제하고 나면 남는 것 하나 없어 허덕이는 적자 인생은 재벌에게는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보이지만 보이지 않은 삶의 세계일 뿐이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