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박물관, 『도성 밖 신도시, 돈암 서울생활문화자료조사』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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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사박물관, 『도성 밖 신도시, 돈암 서울생활문화자료조사』 발간
  • 김윤태 기자
  • 승인 2022.07.04 1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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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서울역사박물관]
[자료=서울역사박물관]

돈암 일대는 1930년대 후반 조성된 도성 밖 대단위 주택지로 새로운 삶을 꿈꾸는 중산층의 거주지로 부상했다. 해방 이후 정치·사회·문화예술인들이 몰려들었다.

서울역사박물관장은 지난해 돈암 서울생활문화자료조사의 결과를 담은 『도성 밖 신도시, 돈암』 보고서를 지난 6월 발간했다고 4일 밝혔다.

돈암은 성북동에서 청계천으로 흐르는 성북천(안암천)이 남북으로 흐르고 양옆으로 낙타산과 개운산이 자리하는 등 낮은 돌산으로 둘러싸인 넓은 분지다. 조선 시대에는 삼선평이라고 불리는 농촌 마을이었고 산자락에는 풍경이 좋은 별서와 주거지가 있었다. 조선 후기 이덕무는 이 일대를 흰모래밭과 복숭아밭, 시냇가가 있는 평화로운 곳으로 시에서 그리고 있다.

“혜화문 밖에서는 무엇을 보았는가 푸른 숲이 흰 모래밭에 연하였네

북둔의 복사꽃 천하에서 가장 붉고 푸른 시냇가엔 울타리 짧은 집들

금성천부라 참으로 아름답고 태평성대라 또한 즐거웁구나”

(이덕무, 「성시전도 칠언고시백운(城市全啚七言古詩百韻)」)

근대기에는 넓은 땅 삼선평에서 야구와 축구 등 체육경기가 펼쳐지기도 했다. 일제강점기에는 늘어나는 경성의 인구를 수용할 수 있는 주거지로 돈암 일대가 선정돼 도성 밖에 최초의 신도시가 건설됐다. 1936년 근대 도시계획기법이 적용된 경성시가지계획의 일환으로 돈암 지구가 조성됐다. 돈암·삼선·보문·동선·동소문동 등에 도시 한옥이 대량 공급됐고 도심과 연결된 전차의 종착지도 미아리고개 바로 앞이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주거지로 사람들이 많이 몰려왔으며 소설가 박완서도 그중 한 명이다. 그의 소설 『그 남자네 집』,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등에는 돈암 일대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1950년대를 전후로 돈암 일대는 사람들로 북적였고 최초의 예술대학인 서라벌예술대학도 이곳에 자리 잡아 많은 문화예술인이 모여들었다. 지금도 이곳은 서울의 자치구 중에서 두 번째로 많은 문화예술인이 사는 동네로 문화예술의 정취를 물씬 풍기는 곳이다.

돈암이 신도시로 건설될 무렵부터 이곳에서 태어나 젊은 시절을 보낸 박영민부터 이곳이 좋아 정착한 새로운 거주자 김인규까지 많은 사람들이 구술에 참여했다. 박영민의 아버지는 돈암 건설에 한 축을 담당한 건설업자였으며 김춘선은 약 70년 동안 미아리고개에서 거주한 토박이다. 돈암에서 신동엽 시인은 「금강」 등의 대작을 집필했고 무용가 조흥동은 한국 무용의 꿈을 키웠다. 돈암 시장에서 탄생한 감자국의 원조 ‘태조감자국’은 아직도 돈암 사람들이 찾는 맛집이며 서울미래유산 1호인 나폴레옹과자점은 돈암 입구를 밝히고 있다.

성북경찰서에 오래 근무한 박윤락은 폭력조직의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흥천사 입구 연회장에서 근무한 한○○(익명)은 환갑잔치의 최고로 치던 이곳의 연회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성신여대를 졸업한 모초롱은 아직도 이곳에 울리는 돈암 성당의 종소리를 최고로 여기며 돈암에 신혼살림을 차린 연극인 김인규에게 돈암은 애정의 장소다.

서울역사박물관은 2007년 뉴타운개발로 사라지는 지역의 대한 기록조사로 서울생활문화자료조사를 시작해 2022년까지 39개 지역을 조사했다.

재개발지역(반포·왕십리 등), 시장(남대문시장·동대문시장 등), 대학가(신촌·홍대앞 등), 산업지역(인현동·세운상가 등), 오래된 마을(북촌·서촌·동촌 등) 등을 기록했다. 지역 단위의 생활문화를 매년 2개 지역을 선정해 진행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사업을 시행해 서울역사박물관의 백년사업으로 지역의 역사를 기록할 계획이다.

『2021 서울생활문화자료조사, 도성 밖 신도시 돈암』은 서울책방과 서울역사박물관 뮤지엄 숍, 서울책방 누리집에서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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