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GDP 대비 통화량 1.8배까지 증가…물가급등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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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GDP 대비 통화량 1.8배까지 증가…물가급등 가속화
  • 이성태 기자
  • 승인 2022.07.13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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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차질에 따른 국제 원자재가격의 상승과 코로나19로 과도하게 늘어난 통화량이 최근 물가급등의 주요 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이 13일 발표한 ‘최근 물가급등의 원인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통화량이 물가변동에 대한 영향력이 코로나19 이전에는 10% 수준에 불과했지만 코로나19 이후 15~18%로 크게 확대됐다.

2019년 말 2914조원이던 광의통화(M2)는 올해 4월 말 3676조원으로 증가했으며, 이는 GDP(2021년 말 2072조원) 대비 약 1.8배에 달하는 수치다. 한경연은 코로나 이후 급증한 통화량이 최근 물가상승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광의통화(M2)는 민간이 보유한 현금과 은행 요구불예금 등 언제든지 현금화가 가능한 협의통화(M1)에 2년 미만 예·적금, 양도성예금증서(CD) 등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통화지표다.

국제 원자재가격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 역시 그동안 30% 중반 수준으로 나타났지만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42.9%까지 확대됐다. 반면 그동안 물가에 대한 영향력이 40%를 상회했던 공급과 수요측 요인은 2021년 하반기(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를 기점으로 그 영향력이 급격히 축소됐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는 중국이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면서 저물가 기조가 10년 가까이 지속됐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고, 특히 시중 통화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물가 결정요인의 파급 경로에 구조적 변화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물가는 국제 원자재가격 등 비용인상 요인에 즉각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그 효과는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끝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통화량에 대해서는 반응이 점진적으로 진행되지만 그 효과가 장기에 걸쳐 길게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승석 부연구위원은 “통화충격의 효과가 공급망 충격(비용 인상 요인)의 효과에 비해 상당히 길게 지속된다는 이번 연구결과는 현재의 공급망 차질 현상이 해소된다고 하더라도 고물가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현재의 물가급등 현상은 통화정책과 대외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기준금리 인상이나 현재 시행되고 있는 한시적인 세금 인하와 면제조치들은 물가안정을 위한 근본적 해결방법이 될 수 없다”며 “향후 통화정책은 기준금리 중심의 단기금리 타깃팅 방식에서 벗어나 효율적이고 종합적인 통화량 관리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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