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신규 거래된 서울 아파트의 전월세 가격이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전세는 내린 반면 월세는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의 월세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월세 가격이 오른다는 것은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는 구조라고 볼 수 있다.
26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월세신고제가 시행된 2021년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1년간 서울 아파트의 전월세 거래건수는 총 21만7351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신규계약으로 신고된 거래는 8만7025건(월세 4만403건·전세 4만6622건)으로 조사됐다.
올해 신규 체결된 전월세 계약의 보증금 증감을 파악하기 위해 전월세 신규계약 8만7025건 가운데 지난해 6~12월과 올해 1~5월 전세와 월세계약이 각각 1건 이상 이뤄진 2361건에 대한 평균 거래금액을 비교했다. 월세는 최근 1년간 서울 아파트 전월세전환율 4.1%를 적용해 환산보증금을 구했다.
그 결과 월세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올해 상반기 평균 719만원(5억9470만원→6억189만원, 1.2%) 올라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세는 평균 1418만원(6억3930만원→6억2512만원, -2.2%) 하락 거래됐다.
높은 전세가격과 대출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상환 부담 확대로 전세의 월세화가 이어지면서 월세가격은 오르고 전세가격은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올해 5월까지 신규 계약한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 가운데 보증금이 2년치 월세보다 큰 준전세 거래비중은 39.7%(1만8284건 중 7257건)로 지난해 6~12월의 45.1%(2만2119건 중 9970건)에 비해 5.4%포인트 줄었다.
반면 보증금이 1년치 월세 이하인 순수월세 거래비중은 5.2%(944건), 보증금이 월세 1~2년 구간인 준월세 비중은 55.1%(1만83건)으로 지난해보다 높아졌다.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보증금을 낮추고 월임대료를 높인 월세거래의 비중이 커진 것으로 월세가격 상승과 맞물려 세입자 가구의 주거비를 증가시킬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R114 리서치센터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8월 이후 갱신권이 만료되는 세입자들이 순차적으로 신규 임차 수요로 편입되면 서울 아파트의 월세화는 빨라질 수 있다”면서 “월세 수요가 늘면서 하반기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며 학군·교통 여건 등 수요자들의 주거 선호 여부에 따라 월세 부담은 지역별 양극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