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독서할 따름이다…“책만 보는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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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독서할 따름이다…“책만 보는 바보”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5.02.15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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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이덕무의 『이목구심서』와 『선귤당농소』로 본 일상의 가치와 미학⑦
 

[한정주=역사평론가] 사군자(士君子)가 한가롭게 거처하며 일도 하지 않고 독서조차 하지 않는다면 다시 무엇을 하겠는가?

독서하지 않으면 작게는 정신이 혼미해져 잠이나 자고 노름이나 하게 된다. 더욱이 크게는 다른 사람을 비방하거나 재물과 여색에 빠지게 된다.

오호라!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독서할 따름이다. (재번역)

士君子閑居無事 不讀書復何爲 不然小則昏睡博奕 大則誚謗人物 經營財色 嗚呼吾何爲哉 讀書而已. 『이목구심서3』

이덕무는 1741년생이다. 박지원은 그보다 네 살 많은 1737년생이다. 이덕무는 1793년 세상을 떠났다. 박지원은 이보다 12년 후인 1805년 죽음을 맞았다. 이러한 까닭에 박지원은 이덕무의 삶과 행적에 관한 수많은 기록과 증언을 남겼다.

이덕무는 지독한 독서광이었다. 박지원은 이덕무가 평생토록 읽은 책이 거의 2만여권이 넘는다고 했다.

2만여권의 책이 얼마나 엄청난 양인지 도통 감이 오지 않는가?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책 한 권씩을 읽으면 1년에 365권을 읽을 수 있다.

10년을 그렇게 하면 3650권이다. 20년을 그렇게 하면 3650권+3650권=7300권이다. 30년을 그렇게 하면 7300권+3650권=1만950권이다. 40년을 그렇게 하면 1만950권+3650권=1만4600권이다. 50년을 그렇게 하면 1만4600권+3650권=1만8250권이다.

아직도 2만 권이 넘지 않았다. 60년을 그렇게 하면 1만8250권+3650권=2만1900권이다. 비로소 2만 여권이 넘었다.

그런데 이덕무는 53세 때 사망했다. 참으로 지독한 간서치(看書痴), 곧 ‘책만 보는 바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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