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생각하고 산다면…“인간의 불행은 인격·존엄·자유 잃어버릴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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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각하고 산다면…“인간의 불행은 인격·존엄·자유 잃어버릴 때”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5.02.27 0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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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이덕무의 『이목구심서』와 『선귤당농소』로 본 일상의 가치와 미학⑰
 

[한정주=역사평론가] 행실은 언제나 상층(上層)을 밟을 것을 생각해야 된다. 거주와 생활은 언제나 하층(下層)에 처할 것을 생각해야 한다.

만약 이미 평범한 사람이라면 힘껏 나아가 선(善)한 사람이 될 것을 생각해야 하고, 이미 선한 사람이라면 역시 힘껏 나아가 군자(君子)나 대현(大賢)이 되어 성인(聖人)에 도달할 것을 생각해야 된다. 이러한 일은 끊임없이 굳세게 나아가는데 달려 있다.

만약 크고 넓은 집에 살고 쌀밥과 고기반찬을 먹고 지낸다면 “내가 초가집에 살면서 나물밥을 먹는다고 해도 원망하는 마음을 갖지 않겠다.”라고 생각해야 한다.

또한 초가집에 살고 나물밥을 먹고 지낸다면 “내가 흙집에서 살면서 굶주린다고 해도 원망하는 마음을 갖지 않겠다.”라고 생각해야 된다. 이러한 일은 끊임없이 겸허하게 행하는데 달려 있다.

대체로 이와 같다면 어디에 간다고 한들 편안하고 태평하지 않겠는가. (재번역)

行實思連連躡上層 居養思連連處下層 如旣爲平人 則思突過爲善人 自善人思突過爲君子大賢以至于聖人 此係健也 如處廣廈而喫粱肉 當思曰使吾處草屋而噉菜飯 其不怨矣 處草屋而噉菜飯 當使吾處土室而飢餓 其不怨矣 此係謙也 夫如是 安往而不安泰哉. 『이목구심서 3』

말의 능력은 빨리 달리는 것이다. 만약 말에게 불행이 있다면, 그것은 빨리 달리는 능력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닭처럼 울지 못하는 것은 말의 불행이 아니다.

개의 생명력은 탁월한 후각에 있다. 만약 개에게 불행이 있다면, 그것은 냄새 맡는 능력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새처럼 날지 못하는 것은 개의 불행이 아니다.

인간의 불행도 이와 유사한 이치로 설명할 수 있다. 사람은 권세와 부귀와 명예와 이익을 얻지 못해 불행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을 얻으려다가 인격과 존엄과 자유를 잃어버릴 때 불행한 것이다.

톨스토이의 『인생일기』 속 에픽테토스의 말을 차용해 표현해 보았다.

에픽테토스는 서기 1~2세기경 스토아학파를 대표하는 철학자로 『명상록』의 저자인 로마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정신적 스승이었다.(L.N.톨스토이 지음, 동완 옮김, 『인생일기』, 신원문화사, 2007, p33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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