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봉(霽峰) 고경명…담양 제월봉 언덕 위에 지은 정자
상태바
제봉(霽峰) 고경명…담양 제월봉 언덕 위에 지은 정자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5.03.15 08: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선 선비의 자호(字號) 소사전㊴
▲ 제봉 고경명의 초상.

[한정주=역사평론가] 자(字)는 이순(而順). 호남의 사림이자 호남가단의 일원으로 학문과 시문(詩文)에 뛰어났다.

임진왜란 초기 의병장으로 전라도 장흥과 담양에서 7000여명의 의병을 모아 왜적을 격퇴하려고 북상하다가 금산 전투에서 순절했다.

훗날 백사 이항복은 “수많은 호남의 시인(詩人)들 중에서도 고경명이 가장 뛰어났다”면서 절의(節義)에 가려져 그의 시문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점을 안타까워했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 호남에 시인이 많다고들 한다. 그 가운데에서도 제봉 고경명이 가장 뛰어났다. 또한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 호남에는 의병이 많았다고 하는데, 역시 고경명이 가장 먼저 의병을 일으켰다. 이 때문에 왜적을 물리친 후 조정에서는 절개와 의로움을 위해 죽은 선비들에게 상을 내리면서 고경명을 으뜸으로 세워 칭송했다. 이로 인해 예전에 고경명의 시가 누렸던 명성이 잠겨 버리고 드러나지 않았다. 예전에는 시를 잘하다가 뒤에는 그보다 못해서가 아니다. 시보다 그 절개와 의로움을 더 소중하게 여기다 보니 시가 가려졌을 뿐이다.”

그의 호 제봉(霽峰) 역시 그가 활동했던 호남가단, 즉 ‘면앙정가단’과 깊은 관련이 있다.

송순의 ‘면앙정가(俛仰亭歌)’는 “무등산 한 줄기의 산이 동쪽으로 뻗어 있어 / 멀리 떨쳐 나와 제월봉(霽月峰)이 되었거늘”로 시작한다.

면앙정은 이 시가(詩歌)에서 말하듯이 전남 담양군 봉산면 제월봉(霽月峰) 언덕 위에 지은 정자다.

송순의 제자이자 면앙정을 중심으로 활동한 호남가단(歌團)의 핵심 일원이었던 고경봉은 이 지명에서 유래한 ‘제봉(霽峰)’을 자신의 호로 삼았던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