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솔하고 고지식한 병폐의 뿌리…서적과 문헌만 맹신하고 추종하는 독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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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솔하고 고지식한 병폐의 뿌리…서적과 문헌만 맹신하고 추종하는 독학자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5.03.28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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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이덕무의 『이목구심서』와 『선귤당농소』로 본 일상의 가치와 미학㊸
 

[한정주=역사평론가] 사람의 병폐는 천박하고 경솔하지 않으면 반드시 꽉 막혀 있다는 것이다. 두루 살펴 보건대 이 두 가지을 모면한 사람이 대개 많지 않다.

천박하고 경솔한 것은 움직임의 유폐(流弊)이다. 꽉 막혀 있는 것은 고요함의 유폐(流弊)이다.

스스로 수양하려고 하는 사람과 다른 사람을 가르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이 두 가지를 반드시 짐작(斟酌)해야 한다. (재번역)

人之病根 不浮則必滯 歷觀之免乎此二者 盖無多矣 浮者動之流弊也 滯者靜之流弊也 欲自修及敎人者 於二者必斟酌焉. 『이목구심서 2』

학식이 천박하여 쓸모가 없다는 ‘고루(孤陋)’와 보고 들은 것이 좁아 배울 것이 없다는 ‘과문(寡聞)’과 배워도 여전히 어리석고 어둡다는 뜻의 ‘우몽(愚蒙)’, 이 세 가지는 글 쓰는 사람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들이다.

또한 세상과 주변으로부터 보고 듣고 사색하는 노력은 하지 않은 채 오직 자신이 읽은 서적과 문헌만을 맹신하고 추종하는 독학자(獨學者)야말로 고루하거나 과문하거나 우몽하다는 멸시와 조롱을 받을 만하다.

많이 듣고, 많이 보고, 많이 경험하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쓰는 것이 바로 이덕무가 말한 ‘이목구심서(耳目口心書)’의 철학이다.

거기에 더해 변통(變通)할 줄 안다면 마땅히 스스로 깨우쳤다고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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