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眉叟) 허목…“늙은이의 눈썹이 길어서 눈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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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眉叟) 허목…“늙은이의 눈썹이 길어서 눈을 덮었다”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5.04.0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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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선비의 자호(字號) 소사전(60)
▲ 미수 허목의 영정.

[한정주=역사평론가] 자(字)는 문보(文甫) 또는 화보(和甫). 17세기를 대표하는 학자이자 남인의 영수였다.

송시열과 치열한 예학(禮學) 논쟁을 벌였고 주자학적인 유교 해석을 거부하고 스스로 원(原) 유학(儒學)인 육경학(六經學)을 연구했다.

도가는 물론 불교에 대해서까지 개방적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송시열과 그 추종 세력들에게 ‘사문난적(斯文亂賊)’으로 몰려 큰 곤욕을 당했다.

자유롭고 개방적인 사상은 독특한 그의 작호(作號)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는 스스로 ‘눈썹 늙은이’라는 뜻의 다소 우스꽝스러운 호를 지어 썼는데, 그 이유에 대해 ‘자명비(自銘碑)’라는 글에서 “늙은이의 눈썹이 길어서 눈을 덮었다. 그래서 자호(自號)를 미수(眉叟)라고 하였다”고 적었다.

권위나 작위(作爲)의 느낌을 확 빼버린 지극히 자연스럽고 소박하면서도 뭔지 모를 멋을 느끼게 하는 작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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