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은 해양세력의 최초 위협”…다시 쓰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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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은 해양세력의 최초 위협”…다시 쓰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의미
  • 심양우 기자
  • 승인 2015.04.17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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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진왜란 '명량대첩도'.

한반도는 역사적으로 중국의 영향을 받으며 정치·사회·문화적으로는 중화사상의 지배를 받았다.

조선시대까지 명·청과 조공관계를 맺으며 국제관을 형성하며 소중화(小中華) 시각에서도 벗어나지 못했다.

때문에 16세기 중반까지 바다보다는 육지, 즉 대륙을 향한 정치·군사적 생존전략이 주를 이루었다.

그러나 16세기 후반 7년간의 임진왜란은 유라시아 동해안의 해양세력이 한반도의 존속을 위협한 최초의 사건이었다.

일본을 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늙어서 과대망상’을 하는 바람에 일으킨 전쟁이었다 해도 임진왜란은 대륙·한반도·해양의 관계를 바꿔놓은, 이전까지는 전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해양의 습격이었다.

이 시기 대항해 시대를 선도한 포르투갈·에스퍄냐 세력은 인도·필리핀 등지에 이어 일본열도에서도 활발한 선교 식민 활동을 전개하고 있었다. 그 결과 중세 일본인은 유럽 상인과 선교사를 통해 세계지리에 눈을 뜨고 그들이 생각하던 ‘전 세계’인 동남아시아, 중국 및 한반도, 일본 세 지역을 모두 지배하려 했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대동아공영권과 겹친다.

신간 『동아시아 해양과 대륙이 맞서다』(메디치)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의미를 임진왜란부터 현재까지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대륙과 해양세력의 충돌의 장으로 접근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16세기 한반도는 대륙 세력인 중국으로서는 해양 세력의 대륙 진출을 저지해야 하는 완충지였고, 해양 세력인 일본으로서는 대륙으로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교두보였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해양과 대륙이라는 양대 세력이 다투면서 문명과 역사가 바뀌었다는 주장은 많았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그 배경이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이고, 임진왜란부터 태평양전쟁까지 일본이라는 해양 세력이 주축이 되어 전개됐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한국이 대륙 중심으로 동아시아 역사를 바라보고 있어 놓치는 것들이 많다며 만주와 러시아, 동남아시아까지 아우르는 더 넓은 지리적 범주와 다양한 이야깃거리 사이에서 해양 세력이 만들어낸 역사의 흐름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세계를 복합적·다층적으로 바라보고 국가 전략을 구상하는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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