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고(楓皐) 김조순…궁궐 상징하는 “단풍나무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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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고(楓皐) 김조순…궁궐 상징하는 “단풍나무 언덕”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5.04.30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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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선비의 자호(字號) 소사전(81)
▲ 풍고 김조순의 초상.

[한정주=역사평론가] 자(字)는 사원(士源). 정조의 개혁정치에 협력했던 노론 시파(時派)의 핵심 인물이다.

정조가 사후 나이어린 왕세자(순조)의 보좌를 특별히 부탁할 만큼 총애했던 신하였다.

정조가 죽고 왕세자가 임금이 된 후 1802년(순조 2년) 그의 딸이 왕비로 책봉되자 돈령부영사(敦寧府領事)가 되고 영안부원군(永安府院君)으로 봉해졌다.

이후 임금의 장인인 국구(國舅)의 자리에 있으면서 국정을 주도했다. 19세기 60년 안동 김씨 세도정치는 이때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김조순은 자신이 거처하는 곳에 단풍나무 1000여 그루를 심고 스스로 ‘단풍나무 언덕’이라는 뜻의 ‘풍고(楓皐)’를 자호로 삼았다.

단풍나무는 중국 한(漢)나라 때부터 유독 궁궐에 많이 심어졌기 때문에 ‘풍금(楓禁)’, 즉 ‘단풍나무가 많지만 누구도 함부로 들어갈 수 없는 금역(禁域)’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예로부터 궁궐을 상징하는 나무였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임금을 뛰어넘는 권력을 행사했던 김조순의 삶과 ‘단풍나무 풍(楓)’ 자가 들어간 그의 호는 묘한 조화(?)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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