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의 아버지’가 비판하는 변질된 자본주의의 대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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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의 아버지’가 비판하는 변질된 자본주의의 대안은?
  • 심양우 기자
  • 승인 2015.05.03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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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립 코틀러 교수.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대열에 가세하는 경제학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비즈니스의 대가로 불리며 자본주의 발전에 기여한 이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21세기 자본주의에 대한 문제제기는 한층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자본주의의 꽃이라는 마케팅 분야에서 ‘대가’, ‘아버지’라 불리는 필립 코틀러 노스웨스턴대 켈로그경영대학원 석좌교수도 그 중 대표적인 경제학자다.

그에게 자본주의는 모두 자본주의가 아니다. ‘기업자본주의’ ‘천민자본주의’ ‘카지노 자본주의’ 등 수식어가 붙는 순간 자본주의는 변질된다.

그는 신간 『필립 코틀러의 다른 자본주의』(더난출판)에서 자본주의가 아직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지 못했다면서 자본주의가 안고 있는 14가지 문제점을 명시하고 각 문제에 대한 구체적 해법을 통해 ‘고장난 자본주의’가 다시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한다.

특히 그는 자본주의 진단에서 소득 불평등에 집중한다. 가장 자본주의를 옹호하는 것처럼 보이는 슈퍼리치와 정치가들이 오히려 자본주의를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코틀러는 소득 불평등을 비롯해 반복되는 빈곤, 최저임금, 일자리문제, 높은 부채 부담, 공공정책에서 부자들의 균형에 맞지 않는 혜택, 너무 비싼 환경 비용, 경기 변화가 심한 경제 사이클 등 자본주의를 비틀거리게 하는 14가지 문제들을 지적한다.

그리고 이들은 서로 깊게 얽혀 있기 때문에 통합적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밝힌다.

자본주의가 맞닥뜨린 최저임금, CEO들의 천문학적 임금, 임금격차, 복지문제, 중산층의 붕괴, 부유층에 대한 과세, 환경파괴 등에 대한 대안의 큰 그림도 제시한다. 이 문제들은 주로 소득 불평등의 심화와 깊은 연관성을 갖는다.

코틀러는 소득 불평등 구조의 개선을 막고 고착화하는 주된 원인을 슈퍼리치와 슈퍼리치에게 매수된 정치인에게서 찾는다. 그들은 온갖 수단과 로비를 동원해 소득 재분배 정책과 관련한 모든 입법과 규제를 저지한다.

2008년 금융위기는 수익을 좇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모든 것이 허용됐던 ‘카우보이 자본주의’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파국의 상황이었다. 코틀러는 이런 자본주의가 진정한 자본주의를 망친다고 주장하면서 다른 차원의 자본주의를 보여준다.

그는 문제 해결을 모색하면서 노동조합의 활성화, 종업원지주제, 기본소득, 국민행복지수와 같은 방안을 거론한다.

 

이를 통해 ‘온정적 자본주의’, ‘포용적 자본주의’, ‘인도적 자본주의’, ‘인간적 자본주의’, ‘건강한 자본주의’, ‘신자본주의’, ‘의식이 있는 자본주의’, ‘마음이 있는 자본주의’ 등 다양한 명명 속에서 새로운 자본주의의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코틀러는 이를 종합해 계몽적이고 건설적인 자본주의를 제시한다.

코틀러의 비판과 대안은 한국사회라고 예외가 아니다.

중산층의 붕괴, 자영업의 위기에 이어 대기업 임원의 고임금, 기업의 사내유보금 증가와 일자리 감소는 소득 불평등의 심화는 한국사회를 짓누르는 자본주의 폐해의 대표적 징후들이다.

특히 1인당 국민소득은 3만 달러에 육박하고 있지만 국민 대다수에게 해당하는 수치가 아니다. 이는 코틀러가 지적한 ‘평균의 함정’으로 소득 재분배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코틀러의 제안은 경제문제에 발목 잡힌 한국사회에 법인세 인상, 최저임금 인상, 규제완화의 재검토, 사회안전망 확충이 왜 시급한 과제인지를 확인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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