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정보보다 중요한 건 맥락을 읽을 수 있는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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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정보보다 중요한 건 맥락을 읽을 수 있는 능력”
  • 심양우 기자
  • 승인 2015.05.04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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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대학교 돈데 플로먼(Donde Ashmos Plowman) 교수팀은 지역 교회를 관찰하던 중 ‘있을 수 없는’ 조직 변화를 목격한다. 교회의 일요일 아침 프로그램에서 시작된 작은 변화가 조직의 정체성과 비전까지 완전히 바꾸어놓은 과정을 관찰한 것이다.

이를 토대로 작은 변화가 예상 밖의 형태로 결합하면서 의도하지 않았던 조직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결론을 이끌어냈다. 리더십의 역할과 하향식(Top-Down) 개혁 드라이브에 관한 전통적 믿음을 뒤엎는 블랙 스완을 발견한 것이다.

캘리포니아대학교의 킴벌리 엘스바흐(Kimberly D. Elsbach) 교수와 스탠퍼드대학교의 로드릭 크레이머(Roderick M. Kramer) 교수는 창의적 인재를 평가하는 전문가들의 객관적인 기준을 발견하고자 연구를 설계했다.

인재 발굴에 필사적인 할리우드 제작사들을 관찰한 이 논문은 현장 연구를 통해 설계과정에서는 알 수 없었던 면접자와 면접 대상자의 관계성을 발견한 과정을 밝힘으로써 뜻밖의 변수를 탐지하는 케이스 스터디의 힘을 보여주었다.

빅데이터 시대를 돌파할 경쟁력 있는 인재는 더 많은 정보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 정보의 맥락을 읽어낼 수 있는 사람이다.

쏟아지는 정보들 사이에서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는 사례를 선별하고 그 맥락과 인과관계를 빠르게 파악하는 능력, 사례를 다각도로 관찰해 가장 유용한 메시지를 이끌어내는 분석력이 없다면 쌓여있는 데이터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와세다대학교 상학 학술원의 이노우에 다쓰히코 교수는 맥락을 읽는 훈련의 실천적방법론으로 케이스 스터디에 주목한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을 비롯한 세계 톱클래스 MBA에서 비즈니스 리더의 가장 중요한 학습과 조사의 도구로 가르치고 있는 케이스 스터디는 단 하나의 사례를 제대로 선택하고 깊이 파고들어가 차별성과 시사점을 발견하는 데 최적화된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는 신간 『왜 케이스 스터디인가』(어크로스)에서 다섯 편의 논문을 재료로 케이스 스터디의 방법과 매력을 소개한다.

조직 혁신, 위기관리, 인재 채용, 혁신 전파, 기업 인수합병 등 경영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이슈들에 관한 케이스 스터디 논문들이다.

일견 평범한 현상 혹은 우연적인 현상으로 보이는 사례를 파고들어 중요한 발견을 이룬 연구들로 평범한 사건에서 중요한 변화의 기류를 탐지해내고 현상의 이면에 숨겨진 메커니즘을 밝혀내는 케이스 스터디의 위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경영능력의 요체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상황의 흐름을 신속히 파악해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급변하는 시장에서 전략을 빠르게 시뮬레이션해 결정을 내리는 훈련을 거친 사람만이 리더의 자리에 오른다.

분석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 가장 적절한 관찰대상을 설정하는 법, 예상되는 오류를 피해 신중하게 조사를 설계하는 법, 결과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검증 프로세스를 마련하는 법 등 완성도 높은 케이스 스터디의 방법론은 그대로 훌륭한 비즈니스 방법론이다.

따라서 저자는 케이스 스터디는 특별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선택하는 새로운 방법이 아니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평소에도 케이스 스터디의 방식으로 사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 논문에 소개된 방법이 실무나 일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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