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본 조선의 서민·선비·관료·임금…『조선시대의 삶, 풍속화로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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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본 조선의 서민·선비·관료·임금…『조선시대의 삶, 풍속화로 만나다』
  • 심양우 기자
  • 승인 2015.07.09 10:0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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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두서, ‘짚신삼기’, 18세기, 모시에 수묵, 34.2×21.1cm, 개인소장

조선후기의 실학자 윤두서의 그림 ‘짚신삼기’에는 인물 주위에 간략한 배경이 들어가 있다.

그림 위쪽에 튼실한 둥치를 드러낸 나무, 언덕과 배경의 경계선, 아래쪽의 패랭이 풀과 바위 등이 그것이다.

이 그림은 조선중기에 유행한 소경산수인문화의 구도와 양식을 충실히 따랐다.

상단에 절벽이나 나무가 배치된 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 인물을 그려넣는 방식은 윤두서가 평소 화보나 중국 그림을 통해 즐겨 그린 양식이다.

고상한 처사와 같은 인물이 그려지던 화폭에 ‘짚신삼기’처럼 현실의 인물이 들어간 점은 새로운 변화다. 서민들의 일상을 친하게 바라본 윤두서의시건이 새로운 인물화의 시대를 열게 된 것이다.

조선시대의 서민은 사회적 특권이나 부를 누리지 못한 평민들이다. 그러나 서민들의 생활상을 가장 먼저 화폭에 담은 화가는 의외로 사대부 화가였다.

윤두서는 조선후기 서민시대의 그림인 풍속화의 서막을 열었다. 이전까지 관념 속의 인물들을 현실을 살아가는 서민의 모습으로 바꾸어 놓은 것이다.

이는 조선후기 풍속화의 새로운 변화를 예고한 것으로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서민들에 대한 애정이 없다면 나올 수 없는 그림들이다.

이 같은 전통은 조선후기 김홍도를 비롯한 다음 세대의 화가들에게 전승됐다.

반면 관인 풍속화는 임금이나 고위 관직에 있었던 관료들의 특별한 행사나 사적인 모임을 그림으로 남긴 기록물이다. 왕이 내린 연회나 시회 혹은 왕을 수행하는 일에 참여한 것은 관료로 매우 영광스러운 일로 여겼기에 그 행사의 장면을 그린 기록화를 만들고 사연을 남겼다.

또한 벼슬을 하지 않은 선비들의 생활상을 그린 사인 풍속화도 있다. 관직에 있지 않은 양반이나 선비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들의 모습에서는 다채로운 장면을 마주하게 된다. 사인 풍속화는 조선 초기와 중기의 사례가 많다.

사인 풍속화는 주로 전문화가에게 주문해 그렸다. 따라서 그림의 수준과 격이 매우 높다. 다양한 사연들이 들어 있는 그림들이며 조선시대 풍속화의 또 다른 정수를 보여주는 그림들이다.

신간 『조선시대의 삶, 풍속화로 만나다』(다섯수레)에서는 신분제도가 엄격했던 조선사회를 살아간 선조들의 다양한 삶을 만나게 된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의 책임연구원인 저자 윤진영은 지금까지 접하기 쉽지 않았던 관인·사인·서민 풍속화를 총망라한 다양한 그림을 통해 조선사회의 다양한 삶을 보여준다.

풍속화는 옛날로 돌아가야만 만날 수 있는 사람과 풍물이 있는 그림이다.

 

‘형상을 보전하는 데에는 그림보다 좋은 것이 없다’는 고전 속의 구절은 풍속화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문자 기록으로 대신할 수 없는 실존의 모습들은 풍속화를 통해 세상에 전해지고 거듭날 수 있게 된다.

이 책에서는 관인·사인 풍속화를 통해 임금을 비롯한 조선사회 관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기록과 함께 자세하게 만날 수 있으며 선비와 양반사회의 운치 있는 삶과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각종 생활 풍속의 유래를 만나게 된다.

또한 조선후기 들어 해학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서민들의 등장으로 조선 풍속화의 전형을 이룬 서민 풍속화까지 조선사회를 살아간 조상들의 다양한 삶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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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경 2017-03-19 21:55:01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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