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한화이글스 감독은 20일 리더의 역할에 대해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피한다는 것 자체가 리더가 될 자격이 없다”며 “내가 욕을 먹더라도 나와 함께 하는 사람이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근 감독은 이날 한화그룹 초청으로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특강에서 한화그룹 계열사 대표이사와 임원들에게 ‘김성근 감독의 야구와 조직리더십’이란 주제로 인간애가 공존하는 리더십과 조직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노하우를 소개했다.
김 감독은 “직원에게 1%의 희박한 가능성이 있더라도 그 잠재력을 100% 이끌어내는 것이 바로 리더의 역할”이라며 “부모의 마음으로 직원을 성장시킬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이 리더의 자세”라고 강조했다.
또한 약한 조직은 ‘사이좋게 지내는 조직’이라며 조직은 공동의식을 나누는 것이고 공동체의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김 감독은 펑고를 할 때 선수의 최대치를 이끌어 내는 방법으로 그가 할 수 있는 최대치에 맞추고 그 폭을 점차 넓혀 스스로 한계를 없애게 한다고 밝혔다. 처음부터 한계를 넘어버리면 먼저 포기하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 한화의 새로운 도약 실마리를 소개하면서 오키나와 훈련캠프를 예로 들었다.
“원래 연습경기 중에는 우리 팀에게 지시를 내리지 않고 상대팀의 전력을 탐색하는데 그날 어떤 팀과 연습경기 중 패색이 짙었고 선수들은 과거처럼 어깨가 축 쳐져 있어 긴급하게 ‘이기자’는 작전지시를 내렸고 8회에 역전했다”며 “선수들에게 ‘하면 이길 수 있다’는 승부에 대한 진지한 자세를 심어주었고 오늘 한화이글스의 모습을 만든 계기”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야단치면 거리가 멀어지고 신뢰가 사라지기 때문에 때론 야단보다 격려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리더십에서 중요한 하나는 감독이 준비과정과 결과에 대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며 “준비는 누가 일일이 따지지 않기에 허술하게 할 수 있지만 결국 결과가 말을 해준다면서 리더가 준비하지 않고 공부하지 않으면서 부하들에게만 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리더로서의 준비자세와 결과가 나쁠 때 책임은 고스란히 리더가 지는 것이지 부하들에게 책임전가하지 말라”고 자리에 참석한 임원들에게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강하니깐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기니깐 강한 것”이라며 “리더가 바람(역경)을 피하면 그 바람은 아랫사람과 조직에 향한다”며 “결국 리더가 앞장서 맞서고 피하지 않는 자세로 이겨내야한다”고 리더의 인내심을 강조했다.
이어 “모든 것이 끝날 때 즉 조직에서 언젠가 나올 때 남겨둔 일 없이 깨끗하고 미련없이 할 수 있도록 있는 동안에 전력투구하고 마치자”고 말하며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리더의 바른 자세라고 강조했다.
이날 특강에는 한화생명 김연배 부회장과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금춘수 사장 등 계열사 대표이사 및 임원 400명이 참석했다.
지난 6월말 한화의 가족이 된 한화테크윈 김철교 사장을 비롯해 한화탈레스, 한화종합화학, 한화토탈 등 빅딜 4사 대표이사 및 임원 90여명도 참석해 강연을 경청했다.
한화테크윈 윤인철 상무는 “이번 강연을 듣고 지금까지 리더로서의 자세보다는 후배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상사가 되려 행동했던 것은 아닌가 스스로 되돌아 본다”며 “조직의 목표와 동료와 후배 개개인의 발전이 있어야 결국 성공하는 리더가 될 것”이라고 강연에 대한 소감을 말했다.
한화그룹의 임원조찬특강은 2004년부터 전 계열사 대표이사와 상무보 이상 임원을 대상으로 매달 한 번씩 열린다.
간단한 조식 후 100여분간 사회 저명인사, 경영·혁신 관련 전문가, 인문학, 예술분야 등 다양한 분야의 강사를 초청해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