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부채 증가 속도, 영업이익 증가 속도보다 빨라”

2015-07-26     이성태 기자

국내 기업의 부채 증가 속도가 영업이익 증가 속도보다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금융연구원 이보미 연구위원은 26일 ‘기업부채에 대한 고찰: 건전성과 효율성에 대하여’ 보고서에서 “국내 기업의 GDP 대비 부채비율은 증가하고 있지만 부채를 통해 조달된 자금이 영업이익 증가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의 GDP 대비 부채비율은 2005년 76%에서 2014년 105%로 높아졌다. 이는 1998년 외환위기 당시 114%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이 시기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업의 부채는 단기간 조정이 어려워 과도한 부채는 특히 경기하강시 기업의 부도위험을 증가시킨다. 또 기업의 과잉부채로 인한 과소투자 문제를 야기해 경기침체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

특히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와 맞물려 경제에 큰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서를 지적했다.

기업의 부채에 대한 이자보상비율(이자비용 대 영업이익)도 2000년대 중반 이후 줄어드는 추세다.

1998년 61%까지 감소했던 이자보상비율은 2004년 524%까지 개선됐다가 이후 전반적으로 감소추세를 보였지만 2014년 300%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전체기업 중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인 기업들의 비중이 2000년대 초반 26%에서 10%포인트 이상 증가해 2014년에는 37%에 이르고 있으며 중소기업의 이자보상비율도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자산규모 하위 25%에 속하는 기업의 이자보상비율은 외환위기 이후 2002년까지 꾸준히 상승해 343%를 기록했지만 이후 계속 감소해 2011년 113%, 2013년 27%로 크게 감소했고 2014년에는 차입금 상환과 금리인하의 영향으로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42%에 불과하다.

이처럼 GDP 대비 기업부채비율의 증가는 기업부채의 증가속도가 명목GDP의 증가속도보다 빠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기업의 부채는 증가하고 있지만 그것이 영업이익 창출로 연결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실제 상장기업과 비상장 외부감사기업의 부채 대비 영업이익은 1990년대 후반부터 증가해 2004년 24%에 이르렀지만 이후 크게 감소해 2014년에는 14%에 불과했다.

기업의 영업이익 증대를 위해서는 투자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부채 대비 투자비율도 2006년부터 계속 감소해 2014년 8.5%로 외환위기 직후와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자산규모 하위 25% 중소기업은 부채증가와 함께 투자도 감소하면서 부채 대비 투자비중이 급락했다.

이보미 연구위원은 “기업이 빌린 자금 중 미래의 이익증가를 위해 투자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있어 앞으로 영업이익의 증가속도는 더욱 둔화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기업의 수익창출 능력이 축소되면서 기업의 부채상환 능력도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