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외환위기 이후 금융산업 규모 GDP보다 빠르게 성장

은행 2.8배, 보험사 5.8배, 증권사 4.5배 성장

2014-04-10     한정곤 기자

우리나라 금융산업은 IMF 외환위기 이후 양적인 성장뿐 아니라 자본적정성, 자산건전성 지표가 개선돼 질적으로도 안정성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금융감독원은 1999~2013년 기간 중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변화 추이와 발전과정을 보여주는 주요 통계지표를 정리해 발표했다.

가장 큰 특징은 금융산업의 대형화다. 외환위기 이후 전 금융권역에서 부실금융회사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구조조정을 통한 대형화가 진행됐다.

그 결과 2001년 금융지주회사법 제정 이후 은행을 중심으로 금융지주회사 체계를 구축하며 그룹화가 이뤄져 현재 13개 금융지주회사 체제가 설립됐다.

금융회사 건전성도 개선됐다.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은 1999년 말 11.7%에서 지난해 말에는 14.53%로 상승했다. 고정 이하 여신 비율도 12.9%에서 1.79%로 좋아졌다.

또 자본시장이 개방되면서 주식(채권)시장의 외국인 투자비중이 18.9%에서 32.6%로 증가했고 외국계 금융회사 진출도 확대됐다.

전통적인 예금상품 이외에 금융투자상품 판매가 증가한 것도 특징이다. 펀드수탁고는 194조원에서 335조원으로 늘어났다. 은행의 여수신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한 가운데 2005년 적립식 펀드 붐 이후 랩 어카우트, ELS 및 특정금전신탁 등의 판매규모가 크게 증가한 것이다.

IT기술 발달 등에 따라 금융의 디지털화도 이뤄졌다. 금융회사는 비용절감 및 영업확대 수단으로, 금융소비자는 저렴한 가격 및 편의성 등의 장점으로 인터넷 뱅킹 등 비대면 채널비중이 증가하면서 2005년말 18.6%였던 인터넷뱅킹 비중(입출금 및 지급거래 기준)이 지난해 말 34.1%까지 증가했다.

이에 따라 금융회사 총자산은 1999년 말 975조원에서 지난해 3120조원으로 3배 이상 성장하는 등 금융산업 규모가 경제규모보다 빠르게 성장했다. 같은 기간 경제규모(GDP)는 2.3배 성장했다.

권역별로 보면 은행은 2.8배, 보험사는 5.8배, 증권사는 4.5배 성장했다.

금융산업 고용 인력도 규모가 성장하면서 전체적으로 증가했다. 금융회사 임직원 수는 23만7000명에서 27만8000명으로 17% 증가했다.

주식시장 규모(시가총액)는 상장회사 수 증가, 주가지수 상승 등으로 456조원(유가증권 350조원 코스닥 106조원)에서 1325조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채권시장 규모(상장잔액)는 361조원에서 1396조원으로 역시 약 4배 증가했다.
그러나 예금은행의 수신 및 여신금리는 시장금리 하락과 함께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해에는 1996년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가계 저축률은 외환위기 직전 최고치인 1997년 말 21.6%에서 5년 만인 2002년 말 0.4%로 급락했다가 최근에는 3%대에서 정체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