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스위스 ‘H2E’에 수소전기 대형 트럭 1000대 공급

2018-09-20     심양우 기자

현대자동차가 오는 2019부터 5년 동안 수소전기 대형 트럭 총 1000대를 유럽 시장에 공급한다.

현대차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국제 상용차 박람회’에서 스위스 수소 에너지기업 H2Energy(H2E)와 수소전기 대형 냉장밴용·일반밴용 트럭 공급 계약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단계적으로 차량을 공급하며 최종적으로 1000대의 수소전기 대형 냉장밴용·일반밴용 트럭을 H2E사에 납품하게 된다.

이인철 현대차 상용사업본부 부사장은 “이번 양해각서를 발판으로 유럽 시장 내 친환경 상용차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2E는 스위스 내 수소 생산·공급 등을 제공하는 수소 에너지 전문기업이다. 지속 가능한 이동성 확보와 전국 수소 충전 네트워크 구축 등을 목표로 올해 5월 출범한 ‘H2네트워크협회’의 사업 개발·수행을 담당하고 있다.

H2E는 친환경 물류 혁신을 추진 중인 ‘H2네트워크협회’의 7개 회원사(주유소 업체 4곳·식료품 체인 3곳)를 대상으로 현대차의 수소전기 트럭을 리스 방식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현대차 수소전기 대형 냉장밴용·일반밴용 트럭은 기존 엑시언트를 기반으로 유럽 현지 법규에 맞춰 개발되고 있다.

승용 넥쏘에도 들어가는 신형 수소연료전지시스템 2개가 병렬로 연결된 190kW급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고성능 모터, 고효율 배터리 등 수소전기차 전용 부품들이 들어간다.

1회 충전 주행거리 약 400km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으며 충분한 1회 충전 주행거리 확보를 위해 운전석이 있는 캡과 냉장밴 사이 공간 등에 약 8개의 대형 수소탱크를 장착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수소전기차의 기술력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하노버 국제 상용차 박람회에서도 수소연료전지 분야 전시에 집중했다.

독자적인 시스템 설계와 자체 개발한 막전극접합체(MEA) 적용으로 높은 시스템 효율을 확보한 연료전지 파워트레인 모형, 중량과 부피 등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부품의 99%를 국산화한 연료전지 스택, 회전 시 부상하는 공기 베어링 등 최고 수준 기술이 들어간 터보형 공기압축기 등의 핵심부품을 전시했다.

수소전기 대형 트럭 공급은 현대차가 유럽 친환경 상용차 시장에 최초로 진출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실제 유럽의 주요 국가들은 수소전기차의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구매 보조금, 충전소 구축 비용 분담 등 각종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독일은 보조금, 네덜란드와 노르웨이 등은 세제 혜택 중심으로 보급 확대를 장려하고 있다.

차량 공급이 이뤄지는 스위스는 총 중량 3.5톤 이상 화물차에 대해 도로통행료를 부과하고 있으나 수소전기 및 배터리전기 트럭은 이를 면제해주고 있다.

현대차는 향후 다양한 수소전기 상용차 라인업을 확보해 글로벌 친환경 상용차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우선 청소차 등 공공영역 상용차로 활용할 수 있는 적재량 4~5톤급 수소전기 중형 트럭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수소전기 시내버스의 경우 올해 서울과 울산에 각각 1대씩, 2019년에는 전국 주요도시에 수 십대의 버스를 시범 투입한다. 시장 수요에 맞춰 이르면 2020년 양산에 들어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친환경 상용차 시장 공략 강화에 따라 수소전기차 핵심부품을 공급하는 현대모비스도 사업 확대가 예상된다. 현대모비스는 수소전기차에 들어가는 스택을 비롯한 연료전지시스템과 친환경차 공용부품을 담당하고 있다.

현대차는 세계 최초로 미국에서 수소전기차 리스 판매를 시작한 바 있으며 운수업계·수소 에너지 업체의 수소전기택시, 수소전기차 카셰어링 사업 등도 지원하고 있다.

이인철 현대차 상용사업본부 부사장은 “수소전기 상용차 시장에서 차량과 충전시설을 연계한 맞춤형 토탈 솔루션을 제공할 경우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며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고 수소전기차 대중화를 위해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