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사칭 메신저피싱 급증…40·50대 남성 대출빙자형·50·60대 여성 사칭형 취약

2021-04-15     이성태 기자

지난 2월 딸 사칭 문자메시지를 받은 A씨는 신분증·신용카드 사진과 계좌비밀번호 전송해 보이스피싱 사기범이 은행 MMF 계좌에서 1억6900만원을 인출해 가는 피해를 보았다.

지난해 4월 은행 사칭 메시지를 받아 신분증·계좌번호·인증번호 등 전송한 B씨는 보이스피싱 사기범이 다른 은행 비대면 계좌 개설과 오픈뱅킹 가입 후 피해자의 은행 계좌 잔액 1000만원과 카드·캐피탈 회사에서 B씨 명의로 6150만원의 신규 신용대출을 받아 편취했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금액은 2353억원으로 전년 대비 4367억원(65.0%)이 줄었다. 피해건수도 2만5859건으로 4만6629건(64.3%) 감소했다.

그러나 전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감소에도 가족·지인 등을 사칭한 메신저피싱 피해액은 9.1% 증가했다. 메신저피싱 피해가 전체 피해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9%로 10.8%포인트 늘어났다.

[자료=금융감독원]

특히 메신저피싱의 연령별 분포를 보면 50대(43.3%)와 60대(42.5%)가 전체 메신저피싱 피해의 85.8%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40~50대 남성은 대출빙자형 사기에 가장 취약했다. 피해금액은 성별로는 남성의 비중이 61.2%로 여성(38.8%)보다 높고 연령별로는 40·50대의 비중이 65.0%로 가장 높았다. 성별·연령별을 모두 감안할 때 40·50대 남성이 38.7%로 가장 높았다.

50~60대 여성은 사칭형 사기에 가장 취약했다. 여성의 비중이 64.5%로 남성(35.5%)보다 높고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의 비중이 48.3%로 가장 높았다. 성별․연령별 모두 감안시 50대 여성과 60대 여성이 각각 28.4%, 27.1%로 가장 높았다.

[자료=금융감독원]

모바일·인터넷뱅킹을 통한 피해금 이체 비중도 늘었다.

피해금 이체 채널별 비중은 모바일·인터넷뱅킹이 75.2%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다음으로 창구·ATM 13.5%, 텔레뱅킹 4.8% 등의 순이었다.

모바일·인터넷뱅킹을 통한 이체 비중은 2016년 42.1%에서 2020년 75.2%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창구·ATM을 통한 이체는 2016년 35.5%에서 2020년 13.5%로 지속 감소하고 있다.

금감원은 보이스피싱 증가 우려가 있거나 신종 수법이 출현할 경우 적시에 소비자경보를 발령해 피해 확산을 예방할 계획이다.

또한 금융회사로 하여금 계좌개설절차 강화, 보이스피싱 피해구제 시스템 구축 등 보이스피싱 예방·대응체계를 강화토록 지도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메신저피싱 문자메시지가 무차별적으로 발송되고 있고 이로 인한 피해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메신저피싱 사기 수법과 대응 요령을 숙지하고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