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우당(於于堂) 유몽인…관념과 인습에 개의치 않는 자유분방한 사고

조선 선비의 자호(字號) 소사전(51)

2015-03-30     한정주 기자

[한정주=역사평론가] 자(字)는 응문(應文). 우리나라에서 ‘야담(野談)’이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한 『어우야담(於于野談)』의 저자다.

특히 이 야담집은 당시 사대부를 지배하고 있던 성리학의 구속이나 규범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계층의 이야기를 자유분방하게 기록한 파격적인 책이다.

그의 호 ‘어우당(於于堂)’에도 자유롭고 다채로운 그의 문학관과 세계관이 잘 나타나 있다.

이 호의 출처는 『장자(莊子)』 ‘천지(天地)’ 편의 ‘어우이개중(於于以蓋衆)’으로 ‘쓸데없는 소리로 뭇 사람들을 현혹케 한다’는 뜻이다.

어떤 이름 없는 늙은 농부가 “공자는 박학(博學)한 것으로 자신을 성인(聖人)에 비교하고, 쓸데없는 소리로 뭇 사람들을 현혹케 하고, 홀로 서글픈 노래를 연주하며 천하에 명성을 판 사람이 아닌가?(子非夫博學以擬聖, 於于以蓋衆, 獨弦哀歌, 以賣名聲於天下者乎)”라고 조롱한 대목 중에 나오는 말이다.

유학이나 성리학의 관념과 인습에 개의치 않는 자유분방한 사고의 소유자 유몽인에게 딱 어울리는 호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