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록(歸鹿) 조현명…사슴과 닮은 삶과 정치철학

조선 선비의 자호(字號) 소사전(69)

2015-04-13     한정주 기자

[한정주=역사평론가] 자(字)는 치회(稚晦). 영조 즉위의 일등공신 중 한 사람이었고 ‘이인좌의 난’을 평정할 때도 큰 공을 세웠다.

이로 인해 도승지, 대사헌, 병조판서, 이조판서 등의 주요 관직을 두루 역임했고 나이 51세가 되는 1740년(영조 16) 우의정이 된 이후 좌의정을 거쳐 1750년 나이 61세 때 영의정에까지 올랐다.

탕평파(蕩平派)로 조문명, 송인명과 함께 영조 시대 ‘탕평 정치’를 주도했다. 당색과 당파를 초월한 탕평의 정치가이자 민폐의 근본인 양역(良役)의 개혁을 도모한 경세가였다.

서울 남산 아래 지금의 중구 필동에 세거(世居)하면서 ‘귀록정(歸鹿亭)’을 경영하고 사계절의 풍치를 완상하는 생활을 즐겼다.

‘귀록정’이라는 이름은 푸른 줄로 항상 사슴을 정자 아래에 매어 두었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라고 한다. ‘귀록(歸鹿)’이라는 조현명의 호는 여기에서 비롯되었다.

사슴은 십장생(十長生) 중의 하나로 예로부터 영물(靈物)로 대접받았다. 특히 사슴은 평화와 선(善)을 상징하는 동물이다.

평생 당색과 당파를 초월하여 화합과 탕평의 정치를 추구했던 조현명의 삶과 정치 철학은 사슴과 많이 닮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