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당(允摯堂) 임씨…조선 유일의 여성 성리학자

조선 선비의 자호(字號) 소사전(73)

2015-04-21     한정주 기자

[한정주=역사평론가] 조선의 유일한 여성 성리학자다. 그녀가 남긴 저술인 『윤지당유고(允摯堂遺稿)』는 성리학의 근본 문제인 ‘이기심성(理氣心性)’에 대한 이론과 윤리적 수양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을 뿐 시문(詩文)은 단 한 편도 실려 있지 않다.

조선의 여성이 남긴 최초의 철학 서적이 바로 『윤지당유고』이다.

특히 역사학자 현상윤은 그녀의 오빠이자 스승이었던 녹문(鹿門) 임성주를 ‘조선 성리학의 6대가’ 중 한 사람으로 언급하면서 임성주의 녹문학파(鹿門學派)의 계보를 이은 인물로 임윤지당과 동생 임정주를 꼽았다.

그녀의 당호인 ‘윤지당(允摯堂)’의 유래에 대해서는 동생 임정주가 쓴 글에 자세하게 나와 있다.

“윤지당은 어린 시절 중형(仲兄: 임성주)이 그렇게 부른 것이다. 주자가 말한 ‘윤신지(允莘摯)’에서 그 뜻을 취한 것인데 믿음이 깊고 정성스럽게 책임을 다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때로부터 우리 집안에서는 윤지당이라고 불렀다.”

‘윤신지(允莘摯)’는 태임(太任)과 태사(太姒)를 존경한다는 뜻이다. 여기에서 ‘신(莘)’은 주나라의 시조이자 성군의 상징이 된 문왕(文王)의 부인이자 또 다른 성군의 대명사인 무왕(武王)의 어머니가 되는 태사(太姒)의 고향 마을을 가리키고, ‘지(摯)’는 앞서 신사임당에서 설명했던 문왕의 어머니 태임(太任)의 고향 마을을 일컫는 말이다.

두 사람 모두 가장 이상적인 여성의 모델로 추앙받았던 인물이다.

따라서 ‘윤지당(允摯堂)’은 깊은 믿음과 책임에 정성을 다하는 삶을 통해 모두에게 존경받는 여성이 되라는 오빠이자 스승인 임성주의 특별한 당부의 뜻이 담겨 있는 당호(堂號)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