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츄럴엔도텍 ‘가짜 백수오’ 논란…코스닥 지수 장중 5% 넘게 하락
명분 내세운 외국인들의 ‘개미털기’…내츄럴엔도텍 하한가 직격탄
코스닥시장을 향한 외국인들의 ‘개미(개인투자자)털기’가 시작됐다. 곳곳에서 개미들의 비명소리가 터졌다. 물론 뒤차 탄 개미들이었다. 외국인들의 입장에서 더 이상 개미들과 동행을 하지 못하겠다는 얘기다.
22일 오후 1시11분. 코스닥시장엔 외국인들의 투매성 대량 매도폭탄이 떨어졌다. 불과 30여분만에 코스닥 지수가 장중 5%가 넘게 하락했다.
장 마감 직후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1.56%(11.18) 하락한 703.34. 하락은 평소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날 코스닥 지수 분봉그래프는 낙화암을 연상케 하는 선명한 ‘V라인’이 새겨졌다.
점심시간 이후 2~3%가량 떨어지던 코스닥 지수는 오후 2시7분 급기야 5.40%(38.56포인트) 급락한 675.95를 찍으며 최저점을 기록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모든 종목 분봉그래프는 큼직한 음봉이 찍혔다. 700선 붕괴는 2시 전부터 시작됐다. 투매성 매도세는 코스닥 지수 그래프를 곤두박질치게 만들었다.
순간 증권업계 전체가 멘붕에 빠졌다. 한국거래소 코스닥 시장본부도 비상이 걸렸다. 당일 거래를 통해 지수가 5% 넘게 빠졌던 사례는 최근 5년 내 없었기 때문이다.
일명 ‘개미 털기’는 대량의 매도물량을 던져 지수나 주가를 급락시키는 이 바닥 은어. 이때 잔뜩 겁먹은 개미들은 뒤도 돌아보질 않는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 쥐고 있던 물건을 팽개치며 줄행랑치기 바쁘다. 이는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진다.
이유 없는 개미 털기는 그 효과가 약하다. 까닭이 있어야 한다는 것. 그러나 안성맞춤형(?) 명분이 터졌다. 시작은 한국소비자원이었다.
“시중 유통 중인 백수오 제품 상당수가 가짜”라며 “60% 이상의 백수오 제품에서 식품에 사용 금지된 이엽우피소 검출”에 대한 내용이었다.
특히 한국소비자원은 분명하게 엠바고까지 걸었다. “이 자료는 4월23일(목) 조간부터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방송·인터넷 매체는 4월 22일 12시)”라고 덧붙였다.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의 권익을 증진하고 소비생활의 향상을 도모하며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국가에서 설립한 전문기관이다. 약발이 제대로 먹혔다. 외국인들은 이런 이유로 시장이 불안하고 그래서 매도물량이 나왔다는 명분을 잡은 셈이었다.
해당 업체는 직격탄을 맞았다. 바이오 벤처기업 내츄럴엔도텍(168330)이 ‘가짜 백수오’를 판매했다는 소식. 한국소비자원은 “지난달 26일 경기도특별사법경찰단과 내츄럴엔도텍 이천공장에 보관 중인 백수오 원료를 수거해 시험 검사한 결과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백수오는 토종 약초. 갱년기 여성 건강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최근 관련 제품 소비가 늘고 있다. 반면 이엽우피소는 백수오와 외관이 비슷하지만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다. 식품 원료로 사용할 수 없는 식물.
특히 백수오 대신 넣은 이엽우피소는 심각한 부작용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엽우피소는 간독성·신경 쇠약·체중감소 등의 부작용을 유발한다고 알려졌다.
소비자원은 “시중에 유통 중인 32개 백수오 제품의 원료를 조사한 결과 21개 제품(65.6%)은 백수오 대신 이엽우피소만을 원료로 사용하거나 백수오와 이엽우피소를 섞어서 제조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에 내츄럴엔도텍은 기자회견을 열었다. 가짜 백수오 사용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공염불. 이날 내츄럴엔도텍은 가짜 백수오 논란에 가격제한폭까지 급락했다.
내츄럴엔도텍 김재수 대표는 “지난 2월 식약처(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공인된 검사 방법으로 조사했고 이엽우피소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결과가 나왔다”면서 “한국소비자원의 검사를 믿을 수 없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소비자원이 식약처와 조사 결과가 다른데도 잘못된 정보를 유관 업체에 흘려 지난 13일 성남지원에 ‘조사결과 공표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상태”라면서 “오는 29일 심리가 예정된 상황에서 이렇게 작전하듯이 허위 사실을 공표하는 의도를 모르겠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또한 “소비자원은 구체적인 검사 방법과 관련 데이터를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면서 “공장에 보관중인 백수오 재고는 공동연구나 제3의 공인시험기관 시험 결과를 얻을 때까지 보유하고 있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2일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 2개사, 코스닥시장 상장법인 5개사 등 총 7개 상장사가 하한가를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대주주 차명 주식의 실명 전환으로 급등하던 천일고속이 조정국면에 들어갔다.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천일고속은 이달 들어 다섯 차례 상한가를 기록했다. 21일 천일고속은 한국거래소로부터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됐다. 소수 계좌가 과다하게 관여하고 있다는 이유였다.
이날 일부 이익실현 매물과 막차 탄 개미들의 매물이 쏟아졌다. 매도물량 461주를 남긴 채 하한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눈길을 끄는 것은 코스닥시장. 단기과열로 인한 하락이냐, 아니면 ‘개미 털기’를 통한 조정이냐는 것.
분명한 것은 종가를 기준으로 코스닥지수 679가 무너지지 않는 이상 전선에 이상 없다. 외국인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지수가 679라는 사실.
만약 깨질 경우 외국인들로선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된다. 또 부활을 위해 떨어진 지수를 견인하려면 엄청난 자금이 투입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평균 매수가를 바탕으로 한 피할 수 없는 힘의 논리다.
내츄럴엔도텍은 헬스케어 신소재의 연구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바이오기업이다.
내츄럴엔도텍은 코인텍에서 분사됐다. 2001년 5월24일 물리·화학 및 생물학 연구개발업을 사업목적으로 해 설립됐다. 2001년 6월 바이오벤처기업으로 선정됐고 2003년 4월 에스트로겐 분비 촉진 및 여성 생식기 조직세포 재생을 위한 조성물 특허를 취득했다. 또 11월 천연추출물을 포함하는 인슐린 분비 촉진을 통한 혈당 저하용 건강식품 조성물 특허를 획득했다.
내츄럴엔도텍은 2004년 8월 기술혁신형 중소기업(INNO-BIZ)으로 선정됐다. 2005년 5월 벤처기업으로 지정됐다. 2009년 11월 교육과학기술부 주최 IR-52 장영실상, 2010년 10월 에스트로지(EstroG-100),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이 미국 식품의약청(FDA)으로부터 NDI(New Dietary Ingredient, 신기능성물질) 인증을 획득했다.
2011년 12월 지식경제부로부터 ‘세계일류상품 생산기업’에도 선정됐다.
코스닥시장에는 2013년 10월 상장했다. 이어 11월에는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이 대한민국 기술 대상 및 10대 신기술에 선정됐다.
내츄럴엔도텍은 헬스케어 신소재 연구개발 전문 바이오기업. 주력사업은 천연물신약, 건강기능식품 신소재, 화장품 신소재 및 약물전달기술(Drug Delivery System : DDS) 등의 연구개발 및 제조·판매를 하고 있다.
특히 헬스케어 산업 중 여성호르몬 부족으로 인한 갱년기 증상 치료용 신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해당 소재 제품인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과 건강기능식품 형태인 백수오 여성호르몬제를 생산·판매하고 있다.
또한 성장호르몬제, 면역증강제, 다이어트 제품 등의 헬스케어 신소재를 개발해 제품화했다. 주요 제품은 백수오 여성호르몬제(백수오궁, 백수오퀸 등의 제품),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이다. 전체 매출액 중 백수오 여성호르몬제의 매출은 70%를 넘는다.
2014년 6월 말 기준 최대주주는 김재수. 보유 지분은 24.07%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