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安)’이라는 글자의 참뜻…“스스로 편안하면 그뿐”

[연재] 이덕무의 『이목구심서』와 『선귤당농소』로 본 일상의 가치와 미학(78)

2015-05-04     한정주 기자

[한정주=역사평론가] 서민들이 가난을 편안하게 여기지 않는다고 책망하는 것은 또한 관대하지 못한 일이다.

무릇 ‘안(安)’의 참된 뜻은 스스로 편안하게 여기는 것이다.(재번역)

責庶民以不安貧 亦不廣 夫安者自安也. 『이목구심서 3』

‘안빈낙도(安貧樂道)’란 가난을 편안하게 여기고 도리를 추구하는 삶을 즐거워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하루하루 먹을거리를 마련하는 것도 힘겨운 사람을 안빈낙도하지 않는다고 책망하는 것은 어질지 못한 짓일 따름이다. 자신의 기준에 모든 사람을 끼워 맞추려고 하는 아집이자 독선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무엇이 필요한가? 관용(寬容)의 정신이다. 그것은 나와 다른 남의 사정도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태도이다.

진정한 ‘안(安)’이란 스스로 편안하게 여기는 마음이다. 스스로 편안하지 않다면 ‘안(安)’이 아니다.

어떻게 모든 사람이 ‘안(安)’의 삶을 살 수 있겠는가? 남이 ‘안(安)’의 삶을 살지 않는다고 비난하는 것 자체가 이미 ‘불안(不安)’이다.

스스로 편안하면 그뿐 남에게 강요하지 않는 것. 그것이 ‘안(安)’의 참된 의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