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大致)·대치(大癡) 유홍기…“크게 이루다·크게 어리석다”

조선 선비의 자호(字號) 소사전(95)

2015-05-17     한정주 기자
 

[한정주=역사평론가] 자(字)는 성규(聖逵). 근대화 혁명인 갑신정변(甲申政變)의 주역 김옥균, 박영효, 서광범, 홍영식 등 개화파의 형성과 활동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중인(中人) 출신의 개화사상가다.

조정 밖의 정승이라는 뜻의 ‘백의정승(白衣政丞)’이라고 불리며 개화와 근대화를 통해 조선을 총체적으로 개혁하려고 했다.

그러나 개화파가 주도한 갑신정변이 ‘3일 천하’로 실패하자 닥쳐올 화란(禍亂)을 피해 몸을 숨긴 이후 행방불명이 되어 언제 어떻게 사망했는지 알 수 없다.

‘크게 이루다’는 대치(大致) 혹은 ‘크게 어리석다’는 대치(大癡)라는 범상치 않은 호를 통해 중인인 의원(醫員)의 신분으로 개화와 근대화를 통한 조선의 자강(自强)과 부국강병(富國强兵)을 계획하고 실천했던 그의 거대한 포부와 당당한 기상을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