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중국 충칭공장 착공…연산 30만대 규모의 서부 진출 교두보

2015-06-23     심양우 기자

현대자동차가 중국 중서부 경제개발 중심지인 충칭시에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중국 내륙에 본격 진출한다.

현대차는 중국 충칭시 량장신구 국가경제개발구역 내 187만㎡의 부지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5번째 중국 생산거점인 충칭공장 기공식을 가졌다고 23일 밝혔다.

충칭공장은 프레스·차체·도장·의장라인은 물론 엔진공장까지 갖춘 종합공장으로 현대차와 베이징기차가 공동으로 10억 달러를 투자해 2017년 상반기 C급 중국 전략차종과 SUV 차종이 순차적으로 양산된다.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차는 신공장으로 서부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해 중국의 동부와 서부를 아우르는 전국 규모의 자동차 메이커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중국 정부 정책과 자동차 시장 성장세를 감안해 중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생산 거점을 면밀히 검토해 왔으며 자동차 수요 기반과 중국 동·서부를 연결하는 지리적 이점 등을 고려해 충칭을 신규 거점 건설 지역으로 낙점했다.

충칭공장 부지인 충칭시 량장신구 국가경제개발구역은 국제 공항(9km)·고속도로(5km)와 인접해 있고 개발 구역 내 도로, 전기, 용수를 비롯한 산업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 완성차 공장입지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충칭시는 인구 3000만명, 면적 8.2만㎢(대한민국의 83%)의 세계 최대 규모 도시이자 중국 중서부의 유일한 직할시로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국가개발 전략인 창장(長江;양쯔강) 경제벨트의 주요 도시다.

중국 정부는 창장 수로를 기반으로 철도, 도로, 공항, 석유관 등 인프라 건설은 물론 중서부 지역에 국제 경쟁력을 갖춘 산업단지를 건설해 창장 지역의 광범위한 내수시장을 활성화하고 지역간 경제발전 격차를 줄인다는 목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은 광둥성이나 산둥성에 비해 자동차 시장수요가 1/3에 불과한 중국 내륙성들의 자동차 판매가 급증해 중국의 자동차수요는 매년 8%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중서부 지역 자동차 대중화, 징진지 개발로 인한 수요 상승 등으로 2016년 승용차 판매가 2000만대를 넘어서고 현대차 충칭·허베이 신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2018년에는 지난해 대비 37% 급성장한 23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선 부회장은 “중국 고속 성장시대와는 전혀 다른 중국 시장의 거센 변화에 직면해 있다”며 “중국 경제의 중고속 성장 전환은 물론 중국 로컬업체들의 약진 등 현실을 직시하고 4대 전략 강화로 중국시장의 변화를 앞서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공장 건설을 새로운 기회로 삼아 제2의 성공신화를 써 나가자”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구체적으로 생산거점 다변화, 중국 전략차종 다양화, 고객 밀착 관리 체계화, 친환경차 시장 본격 진출 등 4대 전략을 집중 추진한다.

특히 가격 경쟁력을 대폭 높인 소형 SUV와 소형 세단부터 고급 대형차까지 생산 판매 라인업을 재구축한다.

생산거점 다변화로 베이징과 옌청 2곳이었던 승용 생산거점을 허베이와 충칭 등 4곳으로 확대해 중국 북부, 동부, 중서부를 아우르는 생산 거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두 지역은 중국의 새로운 경제 정책하에서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현대차그룹은 신규 자동차 구매증가에 대응해 경제성 있는 중국 전략 소형 신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매년 중국시장에 특화된 신차를 4~5개씩 투입해 중국 전략차종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중국 시장 수요를 세분화하고 낮은 가격대부터 고급차까지 라인업을 새롭게 재편성해 고객층에 맞는 차량을 선보인다.

특히 중국 로컬 메이커들의 판매 확대를 방어하고 신규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강화한 소형차와 소형SUV를 개발·출시해 글로벌 메이커와 로컬 메이커 사이의 틈새시장과 신규 수요층을 적극 공략할 예정이다.

점점 증가하는 대체 구매자를 타깃으로 중대형 고급차와 함께 터보엔진 적용을 확대해 고성능 수요도 충족할 계획이다.

고객군별 밀착 관리 체계도 구축한다. 현재 1700개인 딜러를 내년 2000개까지 확대하고 중국 도시별 고객 성향과 선호 차급을 면밀히 분석해 맞춤형 판매 전략을 펼칠 방침이다.

딜러 및 A/S시설도 표준화·고급화하고 내년 초부터 디지털 쇼룸 운영을 비롯한 디지털 기반의 고객 관리 시스템도 겸비한다.

또한 중국 친환경차 시장에도 본격 진출한다. 중국 환경차 시장은 중국 정부의 연비 규제 확대와 친환경차 지원 정책으로 2020년 200만대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현대차그룹은 올해 말 베이징현대에서 생산하는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필두로 중국 현지 생산 하이브리드 차종을 확대하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친환경차 라인업도 강화할 계획이다.

한편 올해 들어 중국 자동차 시장은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무리한 가격 인하 대신 지난 2007년 경험을 토대로 장기적 투자와 적기 신차 출시로 중장기 전략을 실현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과거 중국 시장 수요가 팽창하는 기회의 순간에 현대차그룹은 적합한 차종과 생산 규모를 완비하고 있었다”며 “중국 고객이 원하는 차량을 고객이 원하는 규모만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느냐가 중국 시장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