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와 상식을 뒤엎은 기업들의 성공 비밀…『세상을 바꾼 비즈니스모델 70』
중세 르네상스 시대 피렌체공화국의 실질적인 통치가문인 메디치가는 은행업으로 부를 축적하며 유명해진 가문이다.
교역이 발달함에 따라 국경을 넘나드는 거액의 거래가 늘어나 금·은을 포함한 화폐결제가 어려워져 그 틈새를 공략한 인물이 조반니 디 비치 데 메디치였다.
메디치가문은 신속하게 전 유럽에 정보망을 구축해 환전수표를 통한 환전·결제수단을 막대한 수익이 나는 수수료 비즈니즈로 탈바꿈시켜 편리하고 안전한 결제 네트워크를 탄생시켰다.
이를 발판삼아 메디치가는 바티칸의 재무 관리자가 돼 유럽 각지에서 로마교황청에 모인 막대한 자금을 독점으로 관리하게 됐다.
결국 메디치가문은 국제적인 환전·결제 네트워크 구축, 공금환전이라는 새로운 수익 모델 구축이라는 탄탄한 비즈니스 모델로 약 300년간 번영을 이어 갈 수 있었다.
이처럼 비즈니스 모델은 어떤 상품을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판매할 것인가를 정리한 사업의 기본 설계도다.
신간 『세상을 바꾼 비즈니스모델 70』(더난출판사)은 14세기 르네상스 메디치가부터 21세기 스타트업의 최신 사례까지 총 70가지 비즈니스 모델, 200개 기업, 140명의 기업가를 소개하며 전략적 사고방식 자체를 습득해 일상에서 혁신을 이룰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
오늘날 IT업계의 강자 애플의 거대한 매출과 이익은 몇 개의 제품 라인으로 구성된다.
대부분 스티브잡스의 지휘 아래 탄생된 제품으로 지난해 4~7월 애플은 아이폰 3520만대, 아이패드 1330만대, 아이팟이 292만대를 팔았다. 애플 매출의 12%를 차지하는 아이튠즈와 애플스토어도 음악만이 아닌 온갖 콘텐츠가 올라와 전 세계 사용자와 크리에이터를 연결하고 있다.
애플의 성장을 이끈 잡스의 제품을 독창적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지만 이들 제품 자체는 결코 새로운 게 아니다.
스마트폰은 1996년 노키아 9000 커뮤니케이션이 최초며 1999년 블랙베리가 대중화에 불을 지폈으며 태블릿형 PC는 1991년 펜포트가 처음 선보인 제품이다. 아이튠즈 역시 디지털 오디오플레이어의 후발주자였다.
이처럼 사업전략상으로 보면 잡스가 한 것은 독창적 아이디어의 창출이 아닌 과거의 파괴인 역발상과 재발명이었다.
애플의 성공은 결국 기존의 큰 시장을 노리고 애플만의 절대적인 디자인 품질과 기존 비즈니스 상식인 수직통합에서 수평분업을 역발상으로 수평분업에서 수직통합으로 탈바꿈시켰다는데 있다.
또한 제품을 개별대응에서 나라, 기종 등이 달라도 OS는 전 세계 동시에 업데이트되는 원플랫폼으로 단순화시킨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 책은 살아남은 기업과 사라진 기업들의 비즈니스 흥망사를 통해 21세기 경영전략론이 풀어야 할 최대과제인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탄생과 지속적 경쟁우위 구축에 대한 힌트를 주고 있다.
일본 최고의 경영전략 권위자인 저자는 전략적 사고방식 자체를 습득하면 일상에서 혁신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