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이덕무의 『이목구심서』와 『선귤당농소』로 본 일상의 가치와 미학(138)
[한정주 역사평론가] 송나라 치평(治平) 정미년에 장주(漳州)에서 지진으로 땅이 갈라졌는데 개가 그 속에서 뛰어나왔다. 그 밑을 보니 모두 나무들인데 가지가 무성하였다.
우리나라 평양(平壤)에는 우물이 없는데 예전에 어떤 감사(監司)가 인부를 시켜 한 곳을 뚫으니 큰 반석이 있었다.
몇 자를 파서야 통했는데 그 아래에 물이 있어 연꽃이 피고 고기가 활발하게 놀았다. 그대로 덮어 버리고 다시 우물을 파지 않았다.
속담에 전하기를 ‘평양(平壤)은 배의 모양이기 때문에 뚫고 파는 것을 꺼린다’고 한다. 그 뒤에 곧 임진년 난리가 있었는데, 이것은 모두 규명할 수 없으니 내버려두는 것이 옳다.
宋治平丁未歲 漳州地震裂 有狗自中走出 視其底 皆林木枝葉蔚然 我國平壤 無井 古有監司某 發丁穿一處 地中有大盤陀 鑿幾尺方透 其下有水 發菡萏 游魚潑剌 仍掩之 不復穿井 諺傳 平壤舟形 故忌穿鑿 其後仍有壬辰之難 此皆不可究詰 闕之可也. 『이목구심서 1』
지진이 일어났을 때 땅 속에서 뛰어나온 개와 가지가 무성한 나무에 관한 역사 자료나 평양의 싱크홀(동공(洞空))을 기록한 까닭 역시 앞서 말했던 자연의 기이한 현상을 기록한 이치와 같은 맥락에서 보아야 한다.
비록 지금은 규명할 수 없기 때문에 덮어두지만 훗날 누군가 사업을 시행할 때 참고해야 할 특별한 사항은 반드시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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