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덕(陰德)과 이명(耳鳴)…‘하고 있지만 하지 않으려고 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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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덕(陰德)과 이명(耳鳴)…‘하고 있지만 하지 않으려고 하는 일’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5.08.06 0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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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이덕무의 『이목구심서』와 『선귤당농소』로 본 일상의 가치와 미학(144)
 

[한정주 역사평론가] 음덕(陰德)을 펴기란 귀울음[耳鳴]과 같아서 자신은 알 수 있으면서도 남에게는 알게 할 수 없는 법이니 내가 하지 못하면서도 능히 하려고 하는 일이다.

남의 과오를 논함은 피를 머금었다 남에게 뿜는 것과 같아서 먼저 자신의 입을 더럽히는 법이니 내가 하고 있으면서도 하지 않으려고 하는 일이다.

陰德如耳鳴 可自知 不可使人知 我不能而欲能者也 論人過失 如含血噴人 先汚其口 我爲而欲不爲者也. 『이목구심서 2』

이명(耳鳴)은 나만 들을 수 있을 뿐 다른 사람은 들을 수 없다. 음덕(陰德)이란 나만 알 뿐 세상은 알지 못하게 남을 도와 쌓이는 덕(德)이다.

세상 사람들은 음덕을 쌓으면 큰 복을 받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음덕이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덕을 쌓으면서 덕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야 비로소 음덕이 되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이 베푼 덕의 혜택을 보려고 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음덕이 아니다. 이덕무가 하려고 하지만 하지 못하는 일이다.

다른 사람의 잘못을 말할 때는 그 사람보다 나의 입과 마음이 먼저 더러워진다. 그러나 사람들은 몸과 마음을 더럽히면서도 틈만 나면 다른 사람의 잘못을 말하는 것을 즐거워한다.

이덕무 역시 그러한 잘못을 피하지 못하는 자신을 안다. 그래서 하고 있지만 하지 않으려고 하는 일이다.

‘하려고 하지만 하지 못하는 일’이나 ‘하고 있지만 하지 않으려고 하는 일’은 저절로 그렇게 되지 않고 힘써 노력해야 비로소 그렇게 되는 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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