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북의 진경산수화 ‘단구승유도’ 서울시 유형문화재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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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북의 진경산수화 ‘단구승유도’ 서울시 유형문화재 지정
  • 김윤태 기자
  • 승인 2015.08.20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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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으로 자기 오른쪽 눈을 찌르는 등 기이한 행동으로 많은 일화를 남기며 조선의 반 고흐라고도 평가받는 조선후기 직업화가였던 최북(崔北: 1712~1760년)의 그림 ‘단구승유도(丹丘勝遊圖)’가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된다.

최북이 1749년(영조25년) 그린 ‘단구승유도’는 조선후기 서예 대가인 원교(圓嶠) 이광사(李匡師: 1705~1777)가 45세 때 지인들과 단양 일대를 유람하며 남긴 기념물로 최북에게 도담(島潭: 오늘날 단양의 도담삼봉)에서 가졌던 뱃놀이 장면을 그리게 하고 자신은 그 연유와 참석자들의 이름을 기록한 진경산수화다.

그림의 오른쪽 상단에 붓글씨로 ‘島潭(도담)’이라 쓰고 ‘崔埴之印(최식지인)’이라 새긴 백문방인(白文方印)을 찍었다. 도담은 그림의 소재가 된 오늘날 단양의 지명이고 최식은 바로 최북의 어릴 때 이름이다.

서울시는 최북의 그림은 제작연대가 거의 알려진 적이 없었지만 이 그림은 제작연대가 1749년으로 그의 38세 때의 화법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며 남종화풍을 토대로 한 진경산수화라는 점에서 최북의 그림을 연구하는 데 있어 중요한 자료가 된다고 밝혔다.

또한 당대 명필이었던 이광사의 예서체를 비롯한 서체의 변화과정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된다는 점에서 시 유형문화재로 지정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림의 전반적인 구성을 보면 오른쪽에 뱃놀이 장면을 실제 모습대로 그렸으며 왼편에는 기념이 되는 글과 참석자의 이름을 기록해 두어 계회도(契會圖: 풍류를 즐기며 친목을 도모하는 관료·문인들의 계회 광경을 그린 기록화)의 형식으로 구성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관료들이 남긴 계회도와 달리 문인들이 자유롭게 그린 기념화적인 성격을 띠고 있는 것이다.

18세기 유행한 남종화풍을 토대로 해 수묵으로 그린 뒤 엷게 채색했다.

도담은 실제 마주해 바라본 듯 현장감을 잘 살려 그렸고, 왼편에는 큰 바위가 두드러져 있어 주변 경관의 특징을 재구성한 기법도 볼 수 있다.

서울시는 20일 서울시 유형문화재 지정 계획을 30일 동안 예고한다.

30일의 예고기간을 거쳐 의견 접수를 받고 9월18일(예정) 열리는 문화재위원회(동산분과)에서 최종 심의를 통과하면 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된다.

다만 ‘단구승유도’라는 작품명이 적절한 지에 대한 이견이 있어 정확한 문화재의 지정명칭에 대해서는 다음 지정심의(9.18 예정) 때 재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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