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은 왜 줄을 설까”…그림만으로 상상력 자극하는 『줄의 끝에서』
상태바
“동물들은 왜 줄을 설까”…그림만으로 상상력 자극하는 『줄의 끝에서』
  • 심양우 기자
  • 승인 2015.08.28 15: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줄의 끝에서』 본문 중에서. <나미북스 제공>

아무리 그림책이라지만 글 한 줄 없다. ‘동물들의 줄서기’를 주제로 전개되는 그림책의 책장을 넘길 때마다 오직 기대에 부푼 표정으로 줄을 선 동물들만이 등장할 뿐이다.

그러나 이 그림들은 한 편의 완벽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아이들을 끝없는 호기심과 상상의 세계로 이끈다.

호기심에 책장을 넘기고 스스로 상상을 펼치며 답을 찾고, 이러한 과정은 곧 아이들에게 즐거운 책읽기가 된다.

“그림은 세상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 주는 또 하나의 말이자 글입니다.”

글 없는 그림책 『줄의 끝에서』(나미북스)의 저자 마르셀로 피멘틀이 국제그림책일러스트공모전 ‘나미콩쿠르’에서 한 말이다.

마르세로 피멘틀은 “오래전부터 글을 몰라도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책을 만들려고 했다”며 “이 책을 보면서 동물들이 왜 줄을 서 있는지 알게 되고 내 마음대로 이야기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책 속에서 모두가 까맣기만 한 동물들은 자신에게 맞는 색깔과 무늬를 ‘쿠루피라’에게서 얻고 매우 기뻐한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멋진 모습을 보며 자존감도 갖는다.

하지만 하늘에서 비가 쏟아져 색깔과 무늬를 모두 지워 버린다. 동물들은 슬퍼하면서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지만 곧 실의와 절망을 뒤로 하고 줄을 지어 앞으로 나아간다.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꿈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동물들이 줄을 서는 까닭을 어린 독자들이 재미있게 해석하고 상상할 수 있게 하는 한편 아이들이 꼭 가져야 할 인성인 끈기와 도전 정신을 담고 있다.

▲ 글 없는 그림책 『줄의 끝에서』의 저자 마르셀로 피멘틀과 한국어판 표지. <나미북스 제공>

그림책은 브라질 토착 미술에서 영감을 받아 검은색과 붉은색 두 가지 색상만으로 동물과 자연을 단순하면서도 친근감 있게 표현했다. 소박하고 예스런 느낌을 살리기 위해 흙의 빛깔이 나는 종이도 사용했다.

특히 손잡이를 당기면 동물의 모습이 변하거나 거울에 비쳐 보이는 장치가 있다. 이를 통해 아이는 여러 동물이 왜 기뻐하고 놀라고 슬퍼하는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고 이야기 속의 인과관계도 자연스럽게 따져볼 수 있게 된다.

겉표지 안쪽에는 각 장면마다 부모가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데 필요한 예시도 제시하고 있다.

다음달 1일 출간되는 『줄의 끝에서』는 독일·스위스·오스트리아·중국·멕시코·아르헨티나 등 세계에서도 출간된다.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수상한 작가 로저 멜로는 “제2회 나미콩쿠르 대상 수상작인 마르셀로 피멘틀의 작품은 상호작용, 호기심, 이동과 움직임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놀라운 일러스트레이션”이라며 “검은색과 붉은색을 활용해 여러 동물의 흥미로운 모습과 리듬을 만들어 낸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