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성과 창의성의 극단에서 본 역사…『인류의 범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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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성과 창의성의 극단에서 본 역사…『인류의 범죄사』
  • 심양우 기자
  • 승인 2015.11.1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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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범죄의 도착성과 가학성은 상상을 초월한다.

가학적 성도착자자인 게오르크 그로스만은 1914~1921년 베를린에 있는 자신의 방으로 사람들을 유인해 살해한 후 희생자들의 인육을 먹고살았다.

1918~1924년 하노버의 프리츠 하르만은 약 50명의 젊은 남자 부랑인들을 죽이고 시체를 고기로 팔았으며 1928년 뉴욕의 앨버트 피시라는 노인은 10세 소녀를 목 졸라 죽이고 신체 부위를 스튜로 끓여 먹었다.

‘보스턴 교살자’ 앨버트 드살보는 1962년 6월부터 1964년 1월까지 13건의 성폭력 살인을 저질렀고 200명을 강간했다고 주장했으며 1973년 미국인 청년 에드 켐퍼는 14세인 1963년부터 여섯 건의 강간 살인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그는 살해한 후 머리를 잘라내고 시체를 강간하고 해부했다. 특히 목 없는 시체와 섹스하기를 즐겼다.

그러나 이처럼 참혹한 범죄는 비단 현대의 특징만은 아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뼈 곤봉 등의 무기로로 살해하는 법을 익힌 듯 보이고 네안데르탈인과 크로마뇽인은 식인종이라는 증거가 제시되고 있다.

기원전 4세기 그리스 페라이의 알렉산드로스는 사람들을 산 채로 파묻고 개들에게 먹이로 던져주었으며 로마 황제 칼리굴라가 가장 좋아했던 처형 방식은 ‘살천도(殺千刀)’라고도 불리는 능지처참형으로 조금씩 수천 번 살을 발라내는 형벌이었다.

11세기 1차 십자군원정대는 헝가리의 한 도시 주민 4000명을 학살하고 여러 마을을 습격해 주민들을 고문하고 아기들을 쇠꼬챙이로 꿰어 죽였다.

신간 『인류의 범죄사』(알마)는 인류 초기부터 현대까지 방대한 범죄의 현장을 샅샅이 훑으면서 인간의 범죄성과 폭력성의 근원을 탐구한다.

이를 위해 원시 인류의 살인 흔적에서부터 고대 제국의 황제들과 중세 기독교 교황들의 끔찍한 고문과 학살, 현대의 잔혹한 연쇄살인과 묻지 마 살인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끝없는 폭력성이 책 곳곳에서 노출된다.

 

끔찍하고 처참한 범죄 현장을 보여주는 것은 ‘인간은 왜 이토록 잔인한가?’, ‘인간은 원래부터 사악한 존재인가?’ 더 나아가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궁극적인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다.

저자는 인간의 범죄성은 심리적인 면과 사회적인 면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며 범죄 자체도 단일한 것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다양한 패턴으로 변화해왔다는 점에 주목한다.

특히 비관적이고 절망적인 인류 범죄의 역사는 범죄성과 창의성이라는 두 극단 사이를 계속 오간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문명의 역사는 범죄의 이야기이자 창조의 이야기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창의성을 무시한다면 범죄를 이해하지 못하게 될 뿐 아니라 인류 역사의 전체 의미를 놓치게 될 것이라고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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