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500년 역사의 미래…“그때는 너무 늦을 것”
상태바
자본주의 500년 역사의 미래…“그때는 너무 늦을 것”
  • 심양우 기자
  • 승인 2015.11.12 15: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0년에 걸친 집필 여정…『미셸 보의 자본주의 역사 1500~2010』
▲ 저자 미셸 보(Michel Beaud).

자본주의는 20세기의 산업자본주의에서 과학기술자본주의로, 제국주의에서 세계화로 나아가고 20세기 말의 세계는 ‘200개의 나라, 하나의 체제’로 통합됐다.

2000~2010년까지 유례없이 불평등한 세계에서 민영화·규제철폐는 금융 부문으로 하여금 경제와 사회를 지배할 수 있게 해주었고 2008~2009년 정점에 달한 일련의 경제위기·금융위기를 초래했다.

뒤이어 세계 자본주의의 무게중심이 서구에서 아시아로 이동했고 중국의 위상이 확고해졌으며 점차 G8가 G20로 대체됐다.

신간 『미셸 보의 자본주의 역사 1500~2010』(뿌리와이파리)는 자본주의의 형성과 전개과정을 총괄적으로 조망하고 있다. 자본주의 500년 역사를 한 권에 담아놓은 것이다.

마흔다섯 살에 초판을 쓴 후 20년 동안 개정 작업을 거쳐 일흔다섯 살이 된 2010년 제6판을 집필한 30년의 여정 자체만으로도 예사롭지 않은 책이다.

책에서 저자는 자본주의의 형성과 전개 과정을 정치경제학의 발전, 민주주의 이념의 성립, 노동운동의 발전과 사회주의 사상의 전개, 경제공황과 금융위기, 현실사회주의의 붕괴, 세계화와 과학기술자본주의의 등장 등과 연관지어 되짚는다.

저자에 따르면 자본주의의 논리의 특수성은 새로운 잉여를 획득할 목적으로 생산과 유통을 통해 얻은 잉여를 생산과 유통 수단을 확대하는 데 쓴다는 사실에 있다.

이윤을 위한 생산(혹은 교역), 축적을 위한 이윤, 생산(혹은 교역)을 위한 축적과 증식된 이윤, 바로 여기에 모든 자본주의 현실의 핵심을 이루는 소용돌이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윤을 위한 축적이 전부는 아니다. 다양한 상품화의 움직임에 둘러싸여 경쟁과 독점 추구에 고무돼 혁신의 도움을 받아 항상 새로워지는 기업가들의 기획에 지원받으며 자본주의는 복합적이고 풍부한 변화의 동학을 불러일으켜 키워간다.

세계화와 금융화, 과학기술자본주의의 폭주가 국가 간의, 그리고 각국 내의 극심한 불평등을 초래하고 나아가 인류와 지구 자체의 존립마저 위협하기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저자는 최근의 자본주의의 전개과정에서는 자본주의가 가져올 미래, 초국적기업들이 연류의 문화적 취향, 심지어 식탁에 오르는 음식과 입맛까지 좌우하는 현대 문명의 미래에 심각한 우려를 토로한다.

하나뿐인 지구가 온갖 개발에 신음하고 인간의 탐욕에 의해 오염되고 있는 현실에 분노하면서 일류 공동의 무한책임을 호소하는 것이다.

여기서 저자는 지구의 상태와 인류의 불평등, 소비 열망, 자본주의의 동학을 고려해 앞으로 가능한 다섯 가지 경로를 도출한다. 그리고 미래를 결정해주는 민주주의와 더불어 넷째·다섯째 경로를 초록색이자 장밋빛의 전망 속에서 결합하자고 제안한다.

자본주의 기업에 다양한 형태의 녹색 생산양식의 등장을 촉진하고 무해한 기술과 에너지를 이용해 살아 있는 지구를 지키며 소비를 위한 노동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태의 행복한 생활을 누리자는 것이다.

저자는 책의 말미에서 “우리 아이들이 히틀러의 의사들보다 자신들이 더 해로운 짓을 했음을 깨닫게 될 때, 그때는 너무 늦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