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형 혁신은 인소싱…아웃소싱은 기술공동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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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형 혁신은 인소싱…아웃소싱은 기술공동화 우려
  • 이준혁 나인시그마 수석연구원
  • 승인 2013.11.26 1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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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시스템으로서의 오픈 이노베이션

전 세계 기업들은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높이기 위해서, 제품 개발의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 현재 제품의 성능 또는 기능이 직면하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개방형 혁신을 도입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제품과 기술이 보다 다양화, 고도화 그리고 복잡화되면서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외부로부터 도입하는 개방형 혁신이라는 경영 기법이 여러 학문 연구와 학자들의 발표를 통하여 알려지고는 있지만 기업들이 직접 실천할 수 있고 계획적으로 성과를 올릴 수 있도록 이해하기에는 아직은 역부족이다.

필자는 본 지면을 빌려 국내외 기업의 실질적인 오픈 이노베이션 활용 사례와 배경 그리고 운영방법을 소개하면서 관리 가능한 경영 시스템으로써의 오픈 이노베이션의 실천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신제품개발 개방형혁신 활용사례
졸음운전 사고를 방지하는 시스템 개발은 개방형 혁신을 활용한 좋은 예다. 모 글로벌 자동차 제조기업은 운전 중 졸음이 왔을 때 그것을 감지하고 자극을 주어 완전히 졸음을 깨도록 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싶다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아이디어를 제품화하기는 꽤 까다로워서 지금 당장 시스템 개발이 가능한 회사가 있는지 내부 전문가에게 물었을 때 이런 제품을 만들 수 있는 회사는 없을 것이라는 답을 들었다. 하지만 자체 기술로 이러한 제품을 개발할 어느 정도의 능력은 있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에 이것을 실현하기 위해 어떤 기술이 필요한지 기술과제에 대한 해석부터 시작하였다.

먼저 인체의 다양한 생체 신호, 예를 들어 맥박이라든지 뇌파, 체온등과 졸음의 관계를 해명하는 기술 그리고 그런 신호를 신체와 접촉하지 않고 측정할 수 있는 센서기술, 마지막으로 운전 중에 놀라면 사고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안전하게 졸음을 깰 수 있도록 하는 기술, 이렇게 3개의 기술로 나누어 보았다.

이 기업의 경우 생체신호와 졸음의 관계 해명, 운전 중 안전하게 졸음을 없애는 수단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해결 가능했지만 내부에서 개발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비접촉 인간 생체 신호의 측정 센서 기술 개발은 의외로 어려워 자신들만의 기술로는 개발이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다.

처음부터 개발을 시작해볼까도 생각했으나 이것 또한 실패 위험, 비용, 많은 시간소요 등의 리스크를 뛰어넘기는 쉽지 않았던 것이다. 이때부터 외부에는 어떠한 기술이 있을지 조사를 했는데, 이런 고도의 센서는 항공우주산업이나 의료분야 같은 타 분야에서 독자적으로 진화되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고, 이 기술을 자신들이 개발하고자 하는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자동차 내부라는 특수한 조건과 소음 속에서 미약한 신호를 잡아야 한다는 조건을 타 분야의 전문가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요구사항을 정리하여 전달한 결과 항공우주, 특히 의료분야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기술을 제안받을 수 있었고, 그런 외부기술을 받아들임으로써 혼자서 많은 리소스를 오랜 기간 동안 투입했을 경우보다 훨씬 빠르게 신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다.

신제품 개발 또는 사업전략 외부노출에 대한 리스크
오픈 이노베이션을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이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 자동차 제조기업이 어떠한 기술을 필요로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 기술을 수집하고 있는지를 외부에 공개하면 경쟁자들로부터 사업 진행의 곤란을 겪거나 손해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개방형 혁신의 경험이 없는 처음에는 간혹 그렇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지만 정말로 잘 팔릴 만한 제품 또는 아이디어는 모두가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예를 들어 운전 중 졸음이 올 때 완전히 졸음을 깰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개발 아이디어의 경우 이것은 아마 이 기업만의 아이디어는 아닐 것이다. 자동차 안전에 대한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고, 세계 여러 자동차 생산 기업들도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기업만의 비밀을 유출한다고 보는 것은 옳지 않다.

또 한 가지는 이 기업의 경우 생체신호와 졸음의 관계 해명 그리고 운전 중 안전하게 졸음을 없애는 수단에 대해서는 내부 기술을 가지고도 해결이 가능했다. 다만 센서 기술에 대해서는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었고, 자동차 실내라는 특수한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예를 들어 침대나 사무실 등에서 졸릴 때와는 다른 환경이므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여러 가지 기술들을 전부 외부에만 의존한다면 다른 회사도 기술개발이 가능해져 문제가 되지만 중요한 기술은 자신들이 보유하고 일부만 소개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간혹 경쟁사에 신사업 또는 신제품에 대한 힌트를 주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런 경우에도 자신들이 필요한 기술 요구 사항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순수하게 이 기술을 개발하고 싶다는 뜻을 전한다면, 외부 조직의 협조로 개발이 가능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셔츠의 주름을 방지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싶다고 생각한 기업이 있었는데 이 기업은 그 사실을 외부에 공개하길 꺼려하고 있었다. 셔츠의 주름이 생기는 원인은 섬유의 표면에 일어나는 수소결합 때문이다.

외부의 도움을 요청할 때 셔츠의 주름이나 섬유의 표면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고, 어떠한 조건에서 수소결합을 막는 기술을 찾는다고만 처음에 공개를 한 후 여러 제안서가 수집되는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는 셔츠의 주름을 막기 위해 이런 기술을 찾는다고 공개하고는 공동개발에 대한 협약을 체결한 경우가 있다.

재미있게도 주름을 방지할 수 있는 기술은 반도체 표면처리 전문기업의 기술을 활용하였다. 이 경우 처음부터 셔츠의 주름방지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했다면 반도체 산업 분야 연구원에게는 큰 흥미를 주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보다 명확한 기술 요건인 수소결합에 대해서만 설명을 했기 때문에 전혀 다른 분야의 기술자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이와 같이 개방형 혁신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찾고 있는 기술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

개방형 혁신에 대한 이해·활용 가능한 영역
앞 사례를 바탕으로 개방형 혁신을 한마디로 정의내린다면 ‘경쟁우위를 가진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외부기술을 활용하여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기술에 새로운 기술을 더한 후 자신만의 신제품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개발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졸음운전방지 시스템 사례에서도 전혀 다른 분야인 항공우주와 의료분야의 기술을 활용했다. 고도의 기술, 실현하기 어려운 목표 수준의 경우 자체적으로 개발을 진행하더라도 신속하게 완성하기 힘들다.

만약 계속적으로 내부에서 개발을 진행한다면 언젠가는 목표수준까지 도달 가능할지는 모르나 오늘날 사업환경에서는 시간이라는 큰 제약이 있기 때문에 내부 네트워크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외부의 새로운 기술이나 정보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처음부터 외부의 센서 기술을 무작정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내부적으로 파악한 정보를 바탕으로 그것이 졸음 때문인지 그 밖에 다른 이유가 있는지 여러 기술을 맞춰보고 실험해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기술을 활용한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외부의 센서기술을 받아들였을 때의 상황이나 제품으로서의 가치 등을 생각하면서 개발해 나가야 한다.

 
개방형 혁신에 대한 오해로 자주 나오는 단어 중 하나가 ‘아웃소싱(Out-Sourcing)’이란 말이다. 이것은 자사 제품을 외부공장에서 생산하도록 기술이나 스킬을 외부에 표출하게 되면서 아웃소싱을 의뢰 받은 외주 기업은 점점 제품의 제작과정이나 노하우를 축척하게 된다.

외부에 기술이 축척됨으로 기술이 공동화될 염려가 있지만 개방형 혁신이란 것은 외부로부터 기술 제안을 받아 내부에서 개선을 통하여 축척해 나가는 의미를 가지므로 아웃소싱이 아닌 반대로 ‘인소싱(In-Sourcing)’이 된다.

개방형 혁신을 잘 활용하고 있는 글로벌 식품기업 제너럴 밀즈(General Mills)사 CTO(Chief Technology Officer)는 ‘개방형 혁신은 사내의 개발자를 외부와 경쟁시키는 수단이 아닌 서로 보완하는 툴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개방형 혁신이란 연구자 또는 개발자 입장에서 보았을 때 자신들이 개발하고 있는 기술을 부정하는 것이 아닌 그 능력들을 강화시키는 수단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사업이나 제품개발 목표는 내부에서 정의를 내리고 부족한 부분에 있어서는 외부의 도움을 받는다는 의미에서 크라우드 소싱(Crowd-Sourcing)과 혼돈할 수도 있으나 이 둘은 완전히 다르다. 개방형 혁신이란 무엇을 할지 목표를 정한 후 무엇이 내부적으로 부족한지를 검토해 부족한 기술이나 스킬을 어느 정도 확인한 후 펼치는 활동을 말한다.

졸음운전방지 시스템 사례에서도 다른 분야에서는 어떤 기술이 활용되고 있는지 조사해보고 타 분야에 우리가 필요한 기술이 있을 것 같으면 그 기술을 받아들이기도 한다고 했다. 사실 기술이나 제품은 현장에서 어느 정도 조사를 해보면 그 성숙도가 파악될 수 있다.

이러한 제품이라면 8~90% 현존하고 있을 것 같다는 예상이나, 상품이 안 될 것 같아도 한번 시도해 볼 만한 기술인지 예측이 가능하고 관리가 가능한 수단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반면에 크라우드 소싱은 불특정다수의 사람들로부터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활동이다. 아이디어 창출, 제품 디자인, 제품 생산, 제품 판매에 걸쳐 진행되는 제품 수명(Product Lifecycle) 상에서 베타 유저나 블로그, SNS(Social Network Service) 등을 통하여 크라우드 소싱이 폭넓은 의미에서 활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이 제품을 어떻게 하면 잘 팔 수 있을까요’라는 도전과제를 크라우드 소싱을 통하여 외부에 문의해 봄으로써 의외로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내기도 하지만 다음 3가지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의견을 취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만약 재미있는 아이디어라면 여러 가지 의견이 나올 수 있지만 기업에서 사업화를 위한 아이디어는 자신이 돈을 모아 스스로 사업을 하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어 의견을 모으기가 힘들게 된다.

두 번째는 각 회사에서 사업화를 위한 추가 투자를 요구하게 된다는 것이다. 투자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시장조사, 사업타당성, 내부 리소스 등의 조건을 확인한다.

그러나 그러한 기업 내부의 사항을 외부 인력이 잘 이해하고 그에 맞는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을 확률은 사실 적다. 크라우드 소싱을 사업화해 성공했다는 사례가 전 세계적으로 간혹 있기는 하지만 그건 현재 사업의 수익보다는 엄청난 행운이 더 큰 작용을 하여 벤처 캐피털로부터 펀딩에 성공한 경우나 크라우드 소싱을 활용한 홍보 결과가 다른 매체와 대비하여 크다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세 번째로 제품의 경우에는 시장을 조사해 보면 어떠한 제품이 있고 그 성능이 어떤지를 알 수 있지만 어떤 제품이 성공할지에 대한 아이디어는 사람의 머릿속에 있어서 조사를 해도 뽑아낼 수 없다.

실질적으로 리소스를 투자해서 사업을 해봐야지만 잘될지 안 될 지 운명에 맡길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기업활동에 있어서 크라우드 소싱은 관리하기가 힘들다는 점이 있다. 이와 같이 크라우드 소싱은 개방형 혁신과 비교하여 기업 활동의 관리수단의 하나로 활용하기에는 많은 제약사항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

왜 개방형 혁신이 필요한가?
개방형 혁신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배경 중 하나는 기존 내부에서만의 기술 및 제품 개발 방법은 실질적으로 개발에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점차 새로운 기술이 많이 나오고 제품수명이 짧아지고 있으며, 글로벌 경쟁도 치열해져 가격경쟁도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단기간에 저가격으로 요구되는 기술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할 일이 너무 많아지고, 게다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더 이상 제품을 만들면 무조건 팔리는 시대에 살고 있지 않다.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지 않으면 제품의 성능은 경쟁자보다 뒤쳐지게 되고 그렇게 되면 상품 판매까지 이어지지 않는다. 잘 팔릴 수 있는 제품을 빨리 만들기 위해서는 내부와 외부 사이에 있는 기술격차를 좁혀야 한다.

내부와 외부의 기술격차를 줄이기 위해서 좋은 인재를 고용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뚜렷이 있다. 능력 있는 인재는 조건을 맞추기 어려워 고용할 수 없거나 지리적인 문제로 고용 자체가 불가능 할 수 있다. 훌륭한 인재를 채용했다고 하더라도 만에 하나 자신이 없는 새로운 영역이라면 시간과 실패라는 리스크와 비용소모는 인재만으로 대응할 수 없는 것이다.

과거에는 특정 기술을 가진 사람이 적었고, 그렇기 때문에 라이벌이 같은 기술을 만들 수 없도록 차단하기가 쉬웠으나 오늘날에는 관련 기술자도 늘어나고 기술 자체도 넘치고 있어 우리를 둘러싼 기술개발 환경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 개방형 혁신이 필요한 또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또 한 가지 유의할 점은 과거에는 외부 기술에 대한 그 실용성을 의문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외부 기술력이 점점 향상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들도 그 기술들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은 미국 기업의 기술개발 투자액을 보여주는 그래프다. 1980년도에만 해도 확실히 중견이나 대기업이 기술개발에 많이 투자하고 있으나 10년 전 데이터를 보면 전체 투자 규모 중 1/4이 중소기업, 벤처기업 등이 투자한 것으로 나타난다.

아마 지금쯤은 그 규모의 반 이상이 증가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과거에는 대기업이나 일부 대학과 국립연구소에서만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이제 그러한 시대는 끝났다.

기업활동에 개방형 혁신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
개방형 혁신을 처음 접하는 기업들이 가장 손쉽게 접하는 실수가 자체적인 제품 또는 기술개발이 곤란하게 되었거나 실패했을 때 오픈 이노베이션이라는 툴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경우에도 시간단축과 비용절감 등의 상당한 기대를 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오픈 이노베이션은 최종수단이 아닌 처음부터 기업활동에 접목시켜 관리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최신 글로벌 트렌드다.

개방형 혁신은 ‘기초연구, 선행개발, 제품개발, 제품양산, 불량개선’에 걸쳐 적용될 수 있다. 크라우드 소싱과 다르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 등’의 아이디어 단계를 뛰어넘어 연구개발뿐만 아니라 가격, 가치가 더 분명한 제품개발, 생산준비, 양산단계, 시장에서 도출되는 불량개선 단계에서의 적용이 광범히 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우선 기초연구 단계를 살펴보자. 앞서 이야기된 졸음운전방지 시스템의 개발에서 비접촉으로 인간의 생체신호를 자동차 제조사가 원하는 조건으로 개발할 수 있는 기술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기업 내부에서도 이제부터 개발하려고 하는 단계였다. 외부의 기술자들을 모아 현시점에서 어떤 사람의 어느 기술이 더 뛰어난지를 선정하여 공동으로 연구함으로써 기술을 습득하는 기초연구단계에서는 자신들의 새로운 기술을 확립하기 위해 개방형 혁신을 활용하는 것이다.

기초연구가 확립되지 않은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어떤 가능성이 외부에 있는지, 그리고 어느 정도의 타이밍에 맞추어 그 기술이 실현될 수 있을지를 주의하여 지켜봐야 한다. 외부의 정보를 파악할 때 제3의 전문기업으로부터 도움을 받기도 한다. 또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사항은 공동연구 중에는 서로의 이해관계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행개발단계에서는 시간의 제약을 받기 시작하게 된다. 선행개발단계에서 개방형 혁신은 초기단계부터 개발할 필요가 없는 기술을 효율적으로 획득하거나 획득했더라도 이 단계라면 어느 정도 확립된 기술을 바탕으로 자기들끼리 개선해 나가기도 한다.

단순히 안면이 있든지, 전시회에서 우연히 만나서 알게 된 기술을 덥석 선택해버릴 경우 나중에 더 나은 기술을 발견하고 후회할 수도 있기 때문에 보다 확실히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술을 발견하기 위해 제3의 전문기업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기업들이 실수하는 것 중 하나가 스스로 해당 분야에 있는 모든 사람과 기업을 다 알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졸음운전방지시스템 사례에서처럼 센서기술은 자동차분야에서 보다 항공우주산업에서 미세한 신호를 잡기 위해서 개발되는 기술과 안전을 추구하는 의료분야의 전문가들이 접목되어야만 가능한 경우가 있다. 자신들이 알고 있는 범위와 자신들이 하고 싶은 기술의 범위에 타 분야의 기술이 들어오면 점점 경계가 없어지고 타 분야의 훌륭한 기술이 들어와 발전하게 되기 때문에 개방형 혁신을 도입하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다.

제품개발 단계에서 개방형 혁신을 활용할 때 주의할 점은 ‘여러 용도로 내가 추구하는 기술이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분야에서 먼저 기술을 제안해 주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빠지는 것이다. 그 분야에서 이 기술이 설마 필요할지 인식을 못하고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찾고자 하는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을 기능 위주로 그리고 요구사양(Specification)을 명확히 하여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제품의 생산준비 및 양산 단계에서는 원료에 대한 비율이나 처리율 등의 향상을 꼽을 수 있다. 가장 비용적인 면에 관련되는 것이 이 단계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전자부품을 코팅처리 할 때 이물질이 들어가던지 코팅된 자체에 얼룩이 생겨 문제가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사전 검사에서 불합격 되어 제품의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사전에 측정해 내려고 해도 매운 큰 부품 속에서 미세한 얼룩을 찾는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하지만 측정기술, 제어기술 등은 전혀 다른 분야에도 존재할 수 있지만 해당 기술자들은 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기술은 좀처럼 표면에 드러나지 않고 측정기술도 용도가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에 타 분야에서도 이런 사실을 알아채지 못하므로 상대의 도움을 기다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적극적으로 찾아나서야 한다.

마지막으로 제품이 시장에 출시된 이후에 불량품이 생겨서 이를 개선하기 위한 작업이 필요한 경우다. 예를 들어 부품의 철과 알루미늄의 틈에 부식물이 점점 생성되면 불량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있어 가속시험을 했는데, 표면에 발생하면 바로 발견할 수 있지만 제품 깊숙이 일어나는 부식의 원인을 찾을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이러한 부품의 철과 알루미늄의 틈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부식은 자동차 업계뿐 아니라 공장설비나 건설에서 많이 연구되고 관련 제품도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경우에도 개방형 혁신을 활용하여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여 미국이나 덴마크 등에 위치한 앞선 기술을 가진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인소싱 하는 방법에 대하여 정리를 하고자 한다. 많은 패턴이 있는데 공동연구를 하면서 전문가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고, 일단 상대방에게 개발을 맡기고 인재를 투입시키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 기술은 불완전한 것이 많으므로 처음부터 공동연구나 위탁연구를 맡겨 나온 결과물을 판단하여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거나 라이선스 해서 기술을 도입하는 방법도 있다.

그렇지만 이 정도까지 진행되면 경쟁자에게 기술이 유출될 경우를 고려하여 아예 자본을 출자하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기술 타입에 따라서 가공기술이라면 구매하거나 라이선스를 받지만 예를 들어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은 내부기술과 외부기술을 맞추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기술지도를 받는 등의 인소싱 방법이 늘고 있는 추세다.

더 이상 아웃소싱으로 기술축척 불가능
지금까지 언급된 사례들 외에도 개방형 혁신을 활용한 성공 사례는 우리 주변에 너무나도 많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수영복 제조사가 한정된 예산으로 물속에서 보다 빠르게 수영할 수 있는 수영복을 개발한다는 것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고 미국 나사가 개발한 시물레이션 기술을 적극 활용하여 막대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매일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식품회사가 연구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기 위하여 제약회사들이 이미 확보한 연구 데이터를 활용한 것도 훌륭한 사례들이다.

과거 1970~80년대 글로벌 선진 기업들의 하청업체에 불과했던 한국 기업들은 대기업을 선두로 중견기업들도 제품과 기술혁신에 있어 세계무대에서 앞장서 나가고 있다. 우리가 지금까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도 어떻게 보면 원천기술의 확보보다는 선진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한 보다 빠른 신제품 개발에 핵심역량을 집중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특정 분야에서는 우리들만의 기술과 노하우가 어느 정도 축척이 되어 있고, 과거와 달리 기술의 리더로 앞서 나가고 있는 현 상황에서 더 이상 아웃소싱을 받는 형태로 우리만의 기술축척을 갈구한다는 것은 힘들게 되었다.

경쟁우위를 가진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외부기술을 활용하여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기술에 새로운 기술을 더한 후 자신만의 신제품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선진 국가와 기업의 개방형 혁신 성공사례를 빠르게 습득해야만 한다.

그 후에 우리 국가와 각 기업만의 개성과 전략을 담은 개방형 혁신을 적용하여 국가와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

<2010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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