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10주년…총 운행거리 지구 6000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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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10주년…총 운행거리 지구 6000바퀴
  • 김윤태 기자
  • 승인 2014.03.3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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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이용객 4억1400만명… 전 국민 8번씩 탔다
▲ 4월1일 개통 10년을 맞는 KTX

KTX 개통 10년 동안 누적이용객이 4억1400만명으로 집계돼 전 국민이 8번 이상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운행거리는 지구를 6000바퀴 돈 2억4000만km로 1일 232회 운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4년 4월1일 세계 다섯 번째로 개통한 KTX는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만들며 대표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하루 평균 이용객은 15만명으로 개통 초기 7만2000명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최다 이용구간은 서울~부산으로 KTX 전체 이용객의 13.7%(1일 2만명)를 차지했으며 서울~동대구 11.1%(1만6000명), 서울~대전 7.8%(1만2000명)의 비중을 보였다.

이용객이 가장 많은 역은 서울역이었으며 가장 비약적인 성장을 보인 역은 천안아산역과 광명역으로 나타났다.

서울역은 하루 평균 7만5000여명이 이용, 개통 초기 2만2000명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으며 개통 초기 각각 3900명, 5900명 수준에 불과했던 천안아산역과 광명역의 1일 평균 이용객도 현재는 1만6000여명과 2만여명으로 이용객이 약 3~4배 이상 늘어났다.

이용객 증가에 따라 KTX 수송수입도 괄목할 만큼 늘어났다. 2004년 8개월 동안 5512억원을 시작으로 2007년 처음으로 1조원대(1조446억원)를 돌파한 이후 2011년 1조3853억원, 2013년에는 1조6054억원을 기록했다. 코레일 전체 수입의 35.3%에 해당한다.

KTX가 달리면서 공기도 맑아졌다. 지난 10년간 KTX가 절감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계산하면 무려 소나무 33억 그루를 심은 것과 같다. 식목을 위해서는 수도권 넓이의 땅이 필요한 규모다.

서울∼부산간 KTX의 탄소배출량은 9.98kg(1인기준)으로 승용차의 1/7에 불과해 서울~부산 이동시 승용차 대신 KTX를 이용하면 소나무 12.4그루를 심는 효과와 같다.

생활권 확장으로 직장 문화도 달라졌다. 이전까지 서울을 기준으로 수원까지가 출퇴근 한계선이었다면 대전까지 일자리를 구할 수 있게 되고 직장인의 경우 전국을 당일 출장 권역으로 묶었다. 3월 현재 약 7000여명이 매일 KTX로 출퇴근 하고 있다.

국내여행 패러다임도 변했다. 과거 2박3일 일정으로나 소화할 수 있었던 부산, 보길도 등 남해안 여행이 1박2일로 가능해져 국내 관광활성화와 지역경제에 큰 기여를 했다.

코레일관광개발에서 개발한 KTX 연계상품 중 가장 인기 있는 여행상품은 청산도․보길도(1박2일)이며, 그 외에 부산명소 기차여행(1박2일), 외도․순천만(1박2일), 홍도․흑산도(1박2일)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시속 300km라는 KTX의 속도혁명은 대한민국의 사회·경제·문화를 비롯한 국민 생활의 패턴을 바꾸었다.

수도권과 지방간의 시간거리를 단축해 KTX를 이용한 통근족이 계속 늘고 있다. KTX 개통 전 수원까지가 생활권이었다면 KTX는 대전까지 이를 확장했다. 특히 천안아산·오송은 서울생활권으로 묶였다.

KTX 정기권 발매 매수를 보면 2004년 연간누적 8202매에서 2013년 7만1770매로 10년만에 약 9배 증가했다. 2014년 3월 한 달간 판매수치 기준 현재 약 7000명이 매일 KTX로 출퇴근(통학)하고 있다.

서울~천안아산이 23.8%로 가장 많고 이어 서울~대전(11.3%), 대전~천안아산(10.5%), 광명~천안아산(8.3%), 서울~오송(8.2%), 광명~오송(3.6%)이 뒤를 이었다.

특히 KTX를 타면 서울역에서 30분 만에 도착하는 천안·아산은 ‘서울시 천안구’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KTX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KTX 정차역에 위치한 회의실도 인기다. 역사 회의실은 교통 접근성이 좋아 기업, 학교, 협회 등에서 회의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2005년 4천명의 이용객이 2013년에는 37만여명으로 100배 가까이 증가했다.

KTX 덕분에 10년간 출퇴근 … 수도권 집중 현상 완화 기여

지난 10년 KTX를 가장 많이 이용한 고객은 김상곤씨(46)로 2004년부터 정기권을 이용해 대전에서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회사까지 출퇴근하고 있다. 집이 대전이면서 서울에 직장을 구하겠다는 생각을 한 것도 KTX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김상곤씨가 지난 10년간 KTX를 이용하면서 지불한 금액은 4700만원. 적지 않은 돈이지만 대전의 집을 팔아서 서울에서 전세도 얻기 어려운 여건과 교육환경 등을 고려하면 이사를 하거나 서울에 방을 얻어 주말부부를 하는 것보다 경제적으로 이익이라는 것이 김상곤씨의 셈법이다.

김상곤씨는 “대전 집 대문을 나서 서울 종로의 사무실까지 2시간이 걸리지만 KTX에 타고 안락한 의자에 앉아 한숨 붙이면 피로가 풀려 힘들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상곤씨는 “딸의 얼굴과 가족을 매일 볼 수 있다는 것이 KTX가 지난 10년간 준 행복”이라고 말했다.

KTX 개통초기 빨대효과로 수도권 집중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인구통계 이후 처음으로 2011년 수도권 인구가 감소됐고(8450명) 이는 2013년도(4384명)에도 마찬가지였다.

한국교통연구원 최진석 실장은 “KTX가 수도권 집중을 가속화한다는 주장이 틀렸음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KTX의 개통은 오히려 지방에서 가지기 어려운 수도권의 인프라를 이용해 지역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계기로 활용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출장문화도 바뀌었다. 대다수 기업이 KTX 요금을 지원해도 숙박비와 식대를 절약할 수 있기 때문에 국내출장은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당일출장으로 규정을 손질했다.

장거리에서 KTX 교통시장 점유율은 독보적이다.

한국교통연구원이 발표한 ‘KTX 이용특성 분석 및 변화전망’에 따르면 KTX는 개통 이후 경부선에서 서울∼대전 20%, 서울∼대구 47.7%, 서울∼부산 58.0%를 각각 수송 분담하고 있다. 특히 서울∼부산의 경우 KTX 개통 이후 승용차는 39.9%에서 20.1%로, 항공은 8.7%에서 2.9%로 분담율이 크게 감소했다.

호남선의 경우 현재 분담률이 서울∼광주가 16.6%에 그치고 있지만 2014년 말 호남고속철도가 개통하면 주요 구간에서 버스에서 KTX로의 전환률은 37.5%, 항공에서 KTX 전환률은 53.6%로 예상됐다. 그 결과 서울-~주간 KTX 분담율은 45.0%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KTX는 프랑스의 기술을 이전받아 운행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후 국산화에 성공해 관련 산업 발전을 이끌고 있다.

차량고장의 안전성을 측정하는 대표 지표인 차량고장률을 보면 2004년 개통 당시 81건의 고장이 발생해 0.304(건/100만km)라는 불안한 출발을 했다.

하지만 세계가 놀랄 정도로 빠르게 안정화 단계에 진입해 2009년 0.052(건/100만km)로 고장율이 1/6로 감소했다. 최근에는 2009년에 비해서도 절반으로 감소한 0.026(건/100만km)을 기록하기도 했다.

차량고장률은 100만Km를 운행할 때 차량고장이 발생한 건수로 KTX 차량고장률 0.026은 약 4만km인 지구를 1000바퀴 돌 때 한번 발생한 것을 의미한다.

특히 한때 고장철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던 KTX-산천의 변화는 극적이다. 2010년 3월 영업 운행을 시작한 KTX-산천은 잦은 고장(1.376건/100만km)으로 안전성 논란이 제기됐지만 2013년에는 0.195(건/100만km)으로 고장률이 1/7로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는 고장의 주원인이 설계 및 제작단계에서의 결함이라는 판단하에 설계단계부터 제작사와의 긴밀한 협조체계 구축하고 기술적 보완을 시행했고 집중 모니터링을 통해 발견된 문제점을 제작사와 공유하고 공동 해결책을 마련한 결과다.

정시 도착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을 자부한다. 정확성의 바로미터는 정시율이다. 2004년 86.7%에 불과했던 정시율은 KTX 운행시스템 최적화 단계에 접어듦에 따라 2007년 94.1%, 2009년 96.92%를 기록했으며 최근에는 99.88% 단계에 도달했다.

KTX 고장과 운행지연이 줄어드는 만큼 KTX 브랜드가치도 동반 상승했다. KTX는 ‘대한민국 100대 브랜드’에서 2004년 이래 10년 연속 대한민국 100대 브랜드로 뽑혔다. 순위도 2004년 84위에서 2007년 52위, 2010년 34위, 2013년 16위로 급상승했다.

KTX는 첫 도입 당시 프랑스로부터 기술이전계약을 맺음으로써 고속철도 기술을 국산화했다.

KTX 기술이전의 첫 결실은 한국형고속열차의 개발이다. 최고속도 352.4km/h를 달성하고 안전성, 제동, 집전성능 등 성능평가 기술도 확보했다. 이 차량이 바로 2010년 상용화된 KTX-산천이다.

고속철도 기술 경쟁력 확보에 따라 호남고속철도, 원주~강릉선 등에 국내 기술이 확대 적용되고 있다.

지난 2012년에는 한국 최초의 동력분산식 고속열차인 HEMU-430X가 개발됐다. 최고속도 430km/h, 운영속도 370km/h로 설계된 해무가 상용화되면 전국을 1시간30분대로 연결하는 시대를 열게 된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박춘수 연구원은 “고속철도의 발전은 기계, 전자 등의 기술발전과 연계 발전하고 승객의 고급화된 요구에 대해 혁신으로 대응하며 기술의 발전이 운영과 선순환 관계를 형성해왔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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